“개혐오증 그대로 나와”…‘맹견 70마리 탈출’ 재난문자에 분노한 수의사
동물훈련사 겸 수의사 설채현이 대전 동구에서 발송한 ‘맹견 70마리 탈출’ 관련 재난 문자 내용을 두고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개공포증이 그대로 나왔다”며 분노를 표했다.
설채현은 8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날 오전 대전 동구청이 보낸 맹견 탈출 재난 문자 해프닝에 관한 기사를 캡처해 올린 뒤 “정말 화가 난다. 이게 해프닝인가”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재난 문자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창구다. 제보자가 70마리라고 거짓말한 건 이해하겠다. 그런데 담당자가 임의적으로 맹견이라고 쓸 수 있는 거냐”라며 “그럼 진도3 지진이 나도 주민 안전을 위해 10이라고 하고, 기상청에서 가랑비 내릴 것 같아도 태풍 온다고 하면 되겠다”고 했다.
이어 “심각한 문제라 생각한다. 우리 사회에 잘못 만연해 있는 개공포증과 혐오증. 이게 그대로 나온 것”이라며 “도대체 이런 분위기는 누가,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고 했다.
앞서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3분쯤 ‘큰 개가 돌아다닌다. 사람을 물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소방 당국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고 소방당국이 신고자에게 상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신고자는 탈출한 개가 70여마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 내용을 전달 받은 동구청은 오전 10시쯤 재난 문자를 통해 “금일 9:44 삼괴동 일원 개농장에서 맹견 70여 마리 탈출. 주민들은 해당 지역 접근을 자제하고 안전한 장소로 즉시 대피해달라”고 알렸다.
하지만 경찰 등이 확인한 결과 실제 탈출한 개는 맹견 70마리가 아닌 중·소형견 3마리였다. 탈출한 개는 농장을 벗어났다가 주인 손에 포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동구청은 오전 10시24분쯤 상황 종료를 알리는 재난 문자를 추가로 발송했다. 동구청은 “소방에 접수된 신고는 허위로 확인됐고 잘못된 내용이 전파돼 실수가 생겼다”며 “재난 문자를 보내는 과정에서 안전 당부를 위해 ‘맹견’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구청은 개 탈출 신고 당시 탈출한 개가 70여마리라고 신고한 신고자에 대해 업무 방해로 고발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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