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2년]⑦ 총선 패배 원인 '불통'…영수회담·기자회견 변화중

박기범 기자 2024. 5. 9.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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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궁궐 청와대 나와 '도어스테핑' 소통 시도했지만 '불통'으로
영수회담·대통령실 인사 발표하며 즉문즉답…취임 2주년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한 정진석 의원을 소개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4.4.22/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이번 기자회견은 총선 패배 수습 방안 중 하나다. 그동안 윤 대통령을 향했던 '불통'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대국민 소통에 나서는 것이다.

◇구중궁궐 청와대 나와 '도어스테핑'…소통→'불통'으로

윤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소통을 강조했다. '구중궁궐' 청와대에서 용산 대통령실로 집무실을 옮긴 것도 국민 속에서 함께 호흡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윤 대통령 철학이 반영된 조치였다.

도어스테핑은 윤 대통령의 소통을 상징한다. 출근길 출입기자들과 현안에 대해 문답을 진행하며 역대 대통령과 다른 파격적인 소통 행보를 보였다.

국정책임자인 대통령이 매일 기자들과 문답을 하는 데 대한 우려도 컸지만, 윤 대통령은 '소통'을 강조하며 매일 아침 기자들의 물음에 답했다. 격식도 형식도 정해진 게 없었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답변은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전달됐다.

도어스테핑은 시작한 지 6개월 만인 2022년 11월 중단됐다. 61회 만이다. '바이든 날리면' 보도와 '슬리퍼 논란' 등이 확산되면서 전격적으로 중단됐다.

이를 기점으로 윤 대통령은 언론과 소통을 사실상 끊었다. 연례행사로 여겨지던 신년 기자회견도 없었다. 그 자리는 특정 언론사 인터뷰로 대체됐고, 이는 '불통' 이미지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국민과 직접 소통을 선택했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이후 '민생'을 강조하면서 현장에서 국민 목소리를 들었다. 이는 총선이 진행된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민생토론회' 형식으로 이어졌다.

민생토론회는 그 시도 자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지만, 횟수가 늘어날수록 '일방향 소통'이란 비판과 함께 총선 국면에서 '선거개입' 논란을 낳았다.

◇영수회담·대통령실 인사 직접 발표하며 즉문즉답 '소통'

총선 이후 윤 대통령은 보다 적극적인 소통 행보를 시도하고 있다. 야권이 192석을 차지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둔 제22대 총선에서 여권이 주요 패배 원인으로 소통 부재가 지목되면서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달 23~25일 실시한 여론조사(전화면접) 결과, 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24%, '잘못하고 있다'는 65%를 기록했다. 이 조사에서 부정평가 응답자 중 '소통 미흡'은 15%로 '경제·민생·물가'(2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항목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영수회담'은 윤 대통령의 변화를 상징한다. 윤 대통령이 먼저 이 대표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했고, 이 대표가 이에 응하면서 두 사람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마주앉아 대화를 나누었다.

대통령실 인사 발표 풍경도 바뀌고 있다. 총선 전까지 비서실장이 대통령실 인사를 발표했지만, 최근에는 윤 대통령이 직접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등의 인선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윤 대통령이 기자들과 대화를 주고 받은 건 도어스테핑 중단 이후 약 1년6개월 만이다.

이같이 달라진 모습이 이날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으로 이어졌다. 1시간 동안 진행될 기자회견은 질문의 주제 제한 없이 이뤄진다. 윤 대통령은 국정운영 기조는 물론, 각종 논란에 대해 직접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뜻으로 주제 제한 없는 기자회견을 선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11.10/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대통령 달라진 모습에 여당에서도 기대감

여당에서는 기자회견 등 대통령의 달라진 모습을 통해 총선 위기 수습을 위한 변곡점이 마련되길 기대하고 있다.

'찐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주제 제한 없이 국민 궁금증을 해소해 드리겠다는 것"이라며 "민생에 대해 가감 없이 갖고 계신 생각을 밝히실 것"이라고 예상했다.

윤상현 의원은 같은 날 BBS라디오에서 "대통령으로서 어떻게 국정 운영을 하고 국민들 기대를 이러이러한 식으로 맞춰나가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시간이 되지 않겠나"라고 기대했다.

다만, 기자회견에서 채상병 특검, 김건희 여사 논란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경우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야권은 민정수석 임명에 대한 견제를 시작한 모습이다. 민정수석의 경우 윤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한 것으로, 윤 대통령은 '민심 청취'를 이유로 설명했다. 하지만 야권은 각종 특검 정국을 앞두고 사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의심하고 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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