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 없인 못 버텨요"…'부채의 늪' 빠진 美 Z세대

송지유 기자 2024. 5. 9.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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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 사는 린제이 퀘켄부시(26)씨는 신용카드 결제액의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이월하는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용조사기관 트랜스유니온 자료를 인용해 2023년 4분기 현재 22~24세 미국인의 평균 신용카드 잔액은 2834달러(약 387만원)로 10년 전 2248달러(약 307만원)보다 2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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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신용카드 평균잔액 2834弗로 10년전보다 26%↑
신용도 점수, 2년 새 24점 하락
주택 임대료 급등·고물가 여파
미국의 'Z세대'(1990년대 중반~20210년대 초반 출생자)가 신용카드 부채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주택 임대료 등 생활 물가 전반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상황을 감당할 수 없어 신용카드 빚을 내고 연체하는 현상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AFPBBNews=뉴스1


미국 뉴욕에 사는 린제이 퀘켄부시(26)씨는 신용카드 결제액의 일부만 갚고 나머지는 이월하는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용 중인 3개 신용카드의 결제 잔액은 총 1700달러(약 230만원). 연봉 6만달러(약 8200만원)를 받던 출판사에서 해고되면서 재정 위기가 찾아왔다. 그는 "새 일자리를 찾는 것이 시급해 미래를 계획할 여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Z세대'(1990년대 중반~20210년대 초반 출생자)가 신용카드 부채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생활 물가 전반이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상황을 감당할 수 없어 신용카드 빚을 내고 연체하는 현상이 만연하다는 것이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용조사기관 트랜스유니온 자료를 인용해 2023년 4분기 현재 22~24세 미국인의 평균 신용카드 잔액은 2834달러(약 387만원)로 10년 전 2248달러(약 307만원)보다 26%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트랜스유니온의 찰리 와이즈 글로벌리서치 책임자는 "월세부터 밥값, 학자금 대출까지 신용카드로 돌려막다가 연체하는 젊은 세대가 많다"며 "Z세대는 10년 전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자)가 경험했던 것보다 심각한 재정적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주택 구입이나 결혼, 자녀 출산 등은 꿈도 꾸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20~30대 젊은 세대의 신용카드 부채가 증가하는 배경에는 인플레이션이 있다. 최근 수년간 월급은 거의 제자리인데 집값, 밥값 등 물가가 크게 뛰었다. 실제로 뉴욕 연방준비제도에 따르면 미국 대졸자의 평균 연봉은 2020년 5만8858달러(약 8035만원)에서 2023년 6만달러로 인상률은 2%를 밑돈다. 이에 비해 미국의 주택 평균 임대료는 올 1월 기준 1987달러(약 271만원)로 최근 4년간 22% 올랐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의 스콧 풀포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으로 급여의 약 3분의 1을 월세로 지출하는데 수년간 주택 임대료가 상승했기 때문에 실질 재정 부담이 늘었다"고 진단했다. 대학 졸업자의 상당수가 학자금 대출 등으로 수억원의 빚을 진 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데 거의 모든 생활 물가가 오르면서 신용카드 지출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WSJ은 봤다.

최근 2년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기조 속에 Z세대의 신용점수가 낮아진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정보업체 크레딧카르마에 따르면 연준의 금융 긴축이 시작된 이후 720점 이상이었던 Z세대의 평균 신용점수는 24점 낮아졌다. 이는 신용카드로 결제한 뒤 최소결제, 돌려막기 등을 반복하다 이자가 불어나 연체하는 사례가 많은 현실을 반영한 지표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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