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 영웅 노후를 편안하게… ‘명품집’ 드립니다

옥성구 2024. 5. 9.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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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기울고 집중호우 때마다 불안했는데 덕분에 남은 생을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됐습니다."

국가보훈부의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보훈대상자 84만 402명 중에 비닐하우스 및 판잣집 등에 거주하는 이들은 1만 5000여명(1.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LH는 국가유공자의 헌신에 보답하고자 보훈 영웅의 노후주택을 개보수하는 '명예를 품은 집'(명품집) 사업을 사회공헌사업의 하나로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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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헌신 보답하는 LH
작년 111채 수리, 올해는 120가구
보수비 가구당 3000만원까지 지원
수리 후엔 예우 표시한 현판 부착
‘보훈 보금자리’는 3년간 73채 건설
“올해 아동 관련 사회공헌사업 특화”
경북 예천군에 사는 국가유공자 김정석(93)씨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보훈 영웅 주거개선 사업인 ‘명예를 품은 집’ 현판을 가리키고 있다. LH 제공

“집이 기울고 집중호우 때마다 불안했는데 덕분에 남은 생을 편하게 지낼 수 있게 됐습니다.”

경북 예천군에 사는 국가유공자 김정석(93)씨는 6·25전쟁 발발 일주일 만에 기본 군사훈련만 받고 전선에 투입됐다. 건설부대에 배치돼 남한 전역을 돌며 전투 과정에서 폭파된 다리를 재건하는 임무를 맡았다. 휴전 이후 전후 복구가 시급하던 상황에서 군의 요청으로 2년간 추가 복무를 했다. 이처럼 전쟁의 상흔을 지우는데 젊음을 바쳤지만 세월 앞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지금은 농사를 짓기도 어려워 기초생활수급에 의지해 생계를 이어 가고 있다.

언제 지었는지 짐작하기 어려운 흙벽에 슬레이트를 덮은 집에 살고 있는데 여름이면 집중호우에 흙벽이 무너지고, 지붕 사이로 비가 들이닥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김씨 집의 기울어진 흙벽을 보수하고 슬레이트 지붕을 새로 교체했다. 난방시설과 거실 창호도 새 제품으로 갈았다.

국가보훈부의 ‘국가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보훈대상자 84만 402명 중에 비닐하우스 및 판잣집 등에 거주하는 이들은 1만 5000여명(1.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LH는 국가유공자의 헌신에 보답하고자 보훈 영웅의 노후주택을 개보수하는 ‘명예를 품은 집’(명품집) 사업을 사회공헌사업의 하나로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지난해 8월부터 111가구의 낡은 집을 고쳤고 올해는 120가구를 추가 진행하는 등 노후주택 231곳의 개보수를 한다. 가구당 지원되는 개보수 비용은 최대 3000만원이다. 보수가 끝난 세대 현관에는 예우를 표하고자 국가유공자를 나타내는 현판도 부착한다.

조경숙 LH 경영관리본부장은 8일 “국가를 위해 헌신했던 분들의 영예로웠던 삶이 마지막까지 편안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불편하고 낡은 집을 ‘명예를 품은 집’으로 꾸준히 변모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LH는 국가유공자 특화주택인 ‘보훈 보금자리’ 건설 사업도 하고 있다. 2022년 7월 서울 강동구(18가구)에 첫선을 보였고, 지난해 경기 의정부시(37가구)에 이어 올해는 수원시(18가구)에 짓고 있다. 국가유공자만을 위한 주택으로는 유일하다. 입주 대상자는 보훈관계법에 따른 주택 우선공급 대상자 중에 보훈부가 추천하고 LH가 무주택, 소득·자산 등 입주 자격을 검증해 선정한다. 주택 임대료는 주변 시세 대비 30% 수준이며 2년 단위 계약으로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LH는 사회공헌 사업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도 앞장서고 있다. 주거환경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2015년부터 노후 보일러를 친환경 보일러로 교체하는 등 1018가구의 집수리를 도왔다.

향후 LH 사회공헌활동의 초점은 ‘저출생’이다. 조 본부장은 “저출생은 주거 부문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사회 문제”라면서 “올해에는 인구위기 대응을 위한 아동 관련 사회공헌사업을 주거와 연계해 특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옥성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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