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은행 5백 곳 문 닫아…고령층 금융 대안은?

손서영 2024. 5. 8. 23: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간단한 금융 거래는 대부분 인터넷이나 모바일로 처리하면서 자연스럽게 은행 직원들이 상주하는 점포는 줄고 있는데요.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입니다.

은행들도 대안을 내놓고는 있습니다.

이 내용 취재한 경제부 손서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앵커]

손 기자, 시중은행 점포 얼마나 빠르게 줄고 있나요?

[기자]

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5대 은행 점포는 5,733개로 조사됐습니다.

지점과 출장소를 모두 포함한 건데, 5년 전과 비교하면 965개 감소했습니다.

이런 점포 폐쇄는 은행 입장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비대면 금융거래가 확산되면서 점포를 찾는 고객 수가 급감했기 때문인데요.

하루 평균 은행 점포를 찾는 고객 수가 열 명 안팎으로 근무하는 직원 수보다 더 적은 곳도 있다고 합니다.

임대료와 인건비를 고려하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곳도 있는 겁니다.

[앵커]

이렇게 은행 점포가 줄면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계층의 금융 서비스 이용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기자]

네, 고령층이 대표적입니다.

한국은행 조사를 보면요.

70대 이상 금융소비자 2명 가운데 1명은 여전히 금융 거래를 할 때 오프라인 영업점을 이용한다고 답했습니다.

예전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고령층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은행 업무는 직접 점포를 찾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인공지능, AI 은행원이나 모바일 화상 상담 같은 보다 쉬운 디지털 서비스를 은행들도 내놓고는 있지만, 여전히 사용하기 어렵고 불편하다는 게 고령층 반응입니다.

[앵커]

이렇다 보니 찾아가는 은행 서비스나 고령층 특화 점포가 반응이 좋다고요.

[기자]

네, 노인복지관 같은 곳으로 은행이 정기적으로 이동형 점포를 보내는 건데요.

버스 안에 은행 창구를 만들고 출장 나온 직원이 직접 상담을 하는 방식입니다.

고령층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건 은행 거래만이 아니죠.

전화금융사기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았을 때 은행 직원이 있다면 물어볼 수 있을 텐데, 요즘은 그럴 수 없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시중 은행들이 운영하는 이동형 점포나 고령층 특화 점포에 대한 반응이 좋긴 하지만 4대 시중 은행 다 합쳐도 20개도 안 됩니다.

그나마도 수도권 중심으로 제공되고 있다는 점은 한계입니다.

[앵커]

앞으로는 은행이 점포 운영을 수익성 측면에서만 보기보다는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와요.

[기자]

사실 수익이나 효율성만 따지면 은행 점포를 유지하는 건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 은행에 사회적 책임만을 강조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금융당국이 은행 점포 운영에 일종의 보상을 줘야 한다는 제안이 나옵니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은 수익이 나지 않지만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점포를 유지하고, 정부는 거기에 대해 보상해 줄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점포를 운영하면 일종의 사회공헌으로 인정해주거나 은행 평가에서도 중요한 지표로 고려하자는 겁니다.

[앵커]

은행권 공동 점포 운영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요?

[기자]

네, 은행들이 수요가 적은 곳에서는 공동으로 점포를 운영하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념인데요.

은행별로 시간대를 달리해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은행 입장에선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고 고객은 편의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고령 인구 비중은 높고 금융 서비스 이용이 어려운 곳은 공동 점포라도 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입출금 서비스 외에도 간단한 금융거래가 가능한 ATM을 지하철이나 상점 등 이동이 많은 곳에 더 많이 설치하는 것도 점포 축소의 공백을 메울 방법입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손서영 기자 (bellesy@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