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의사 도입', 의료공백 고육책…"전공의 땜빵, 누가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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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에게 진료를 허용하기로 했다.
국내 대학병원의 한 전문의는 "국내보다는 손쉬운 해외 의대에 진학한 내국인 대부분이 현지에서 학업을 마친 후 국내 의사면허를 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의 개정령안은 결국 전공의 땜빵하라는 건데 이걸 하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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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 사태 장기화 대비 초강수 카드
(서울=뉴스1) 강승지 천선휴 기자 = 정부가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로 발생한 의료공백을 메꾸기 위해 외국 의사면허 소지자에게 진료를 허용하기로 했다.
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에 반발해 1만명에 가까운 전공의들이 병원을 이탈한지 80일 가까이 되는데다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채우던 교수들마저 정신적·육체적 한계에 도달하면서 ‘주1회 휴진’을 선포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은 악화일로다. 사태가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결국 외국 면허를 가진 의사에게 국내 진료를 허용하는 초강수 카드를 빼들었다.
8일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 재난 위기 경보가 최고 단계인 ‘심각’에 이르렀을 경우 외국 의사 면허를 가진 사람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의견 제출 기한은 오는 20일까지이고, 이르면 이달 말 시행 예정이다.
복지부는 개정 이유에 대해 “보건의료 재난 위기 상황에서 의료인 부족으로 인한 의료공백 대응을 위해 외국 의료인 면허를 가진 자가 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개정은 해외 의사면허를 가진 사람에게 국내 의사면허를 거저 준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의료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복지부가 인정한 기준에 해당하는 해외 의대를 졸업하고 현지 의사 면허 소지자에 한해 국내 의사 면허 국가시험을 볼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에 부합되는 해외 의대는 지난해 6월 기준 38개국 159곳에 달한다.
해외 의대 졸업자가 국내 의사면허를 취득하려면 복지부가 인정한 이들 국가의 의대를 졸업하고 현지 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국내 의사 예비시험과 국가시험을 순차적으로 통과해야 한다.
최종 합격률은 30%대 수준으로, 지난해의 경우 27명이 최종 합격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령안이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에게 우리나라 면허를 주는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
법 개정을 통해 복지부 장관이 허가한 기간에만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가 국내에서 일시적으로 의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주로 수련병원에서 전문의 지도 감독 하에 진료 업무를 지원하는 걸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 입법예고 소식에 의료계는 날을 세웠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전세기는 어디다가 두고 후진국 의사 수입해오나요?”라고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을 겨냥했다.
박 차관이 지난 3월 언론 인터뷰에서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나 결국 대한민국에 단 한 명의 의사도 남아 있지 않는다면 전세기를 동원해서라도 환자를 실어 날라 치료받게 하겠다”고 한 발언을 비꼰 것이다.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국내 의사 면허를 취득하는 것도 아니고 제한된 기간에 일시적 진료를 하기 위해 물 건너 바다 건너 입국하려는 지원자가 얼마나 되겠냐는 이유에서다.
국내 대학병원의 한 전문의는 “국내보다는 손쉬운 해외 의대에 진학한 내국인 대부분이 현지에서 학업을 마친 후 국내 의사면허를 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정부의 개정령안은 결국 전공의 땜빵하라는 건데 이걸 하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nyhur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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