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A 농협 여신 담당 직원 사망 후… 업계는 '설왕설래'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1년 새 10배 이상 급등 등 나빠져
최근 대출 담당 직원 숨진채 발견...유서 '업무 부담' 언급 알려져
사망 배경 놓고 금융업계, "심적압박" "금융사고" 등 설왕설래
해당 농협 "할 말 없다"...농협중앙회 "상황 주시, 감사계획 없어"

농협중앙회 대전본부

지역(단위) 농협의 경영안정성에 경고등이 커진 가운데 대전 한 농협의 자산건전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해당 농협의 여신을 담당했던 직원이 숨져, 금융업계에선 사망 배경을 놓고 온갖 소문과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지역 농협의 핵심경영지표인 연체대출금비율(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021년 말 0.87%이었던 연체율은 2022년 1.18%로 높아졌고, 지난해엔 2.65%로 뛰었다.

회수가 불투명한 대출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1.31%→1.58%→3.01%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대전 A 농협의 자산건전성의 주요 지표가 1년 새 급격히 나빠지며, 그 배경을 놓고 지역 금융업계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A 농협의 연체율은 2022년 0.37%에서 지난해 4.64%로 급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37%에서 4.97%로 급등했으며, 대손충당금을 감안한 순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0.21%에서 3.97%로 크게 높아졌다.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179.75%에서 100.52%로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A 농협의 경영지표 대부분이 악화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해당 농협에서 여신을 담당했던 직원이 숨진 채 발견되며,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말 A 농협 직원 B 씨가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유서와 함께 발견됐다. 유서 내용엔 업무처리 부담감 등에 대한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금융업계에선 A 농협의 자산건전성과 대출 담당 직원의 죽음을 연관시키며 각종 소문과 의혹이 분분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A 농협의 여신이 급증하며 그에 따른 연체가 늘어 손실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몇몇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환가성이 떨어지며 대출 연체 및 미회수 발생 등에 따라 A 농협의 손실도 커졌고, B 씨가 심적 부담을 크게 느끼던 와중에 이런 일이 터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A 농협의 한 조합원은 "조합 안팎에선 금융사고 여부와 함께 직원 죽음에 대한 많은 소문이 돌고 있지만,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A 농협 관계자는 "직원들의 상심이 크다"며 "입장을 밝힐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