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초격차` 여기서… 나노종기원, 첨단패키징·글로벌 협력 강화

이준기 2024. 5. 8.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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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맞은 나노종기원
8·12인치 장비기반 인프라 구축
日 규제땐 소부장 국산화 지원
대전 유성구 KAIST 내 위치한 나노종합기술원은 지난 2004년 나노종합팹센터로 설립 이후 20주년을 맞는다. 나노종기원 제공
나노종합기술원 내 구축된 반도체 팹 시설로, 8인치와 12인치 반도체 소부장 테스트베드 장비가 구축돼 있다.

나노종합기술원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산학연 연구자 중심의 '글로벌 서비스 프로바이더' 역할을 강화한다. 또한 8인치와 12인치 장비와 공정플랫폼 서비스 기술을 기반으로 첨단패키징 R&D 인프라를 구축하고, 미국, 일본, 유럽 등의 공공 나노팹과의 글로벌 협력 수준을 높인다.

박흥수(사진) 나노종합기술원장은 최근 본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기관 역점 추진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나노기술개발촉진법에 따라 2004년 KAIST 부설 나노종합팹센터로 설립된 나노종합기술원은 지난 20년 간 나노인프라 지원기관으로 산학연 연구자의 R&D와 상용화에 필요한 장비와 공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설립 후 10년간 재정적 어려움을 겪다가 2014년 정부출연금을 확보해 다소 안정화됐다.

박 원장은 "지난 20년은 결코 쉽지 않은 길이었다"면서 "설립 후 10년이 자립을 위한 기간이었다면, 이후 10년은 열악한 국내 반도체 소부장 중소기업을 위한 R&D와 공정 플랫폼 서비스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한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지난 20년간 노력의 결과는 숫자가 말해준다. 2005년 나노팹 서비스 시작 후 2023년까지 장비 이용건수는 3만6000건, 서비스 건수는 1만8400건, 이용기관은 698개에 이른다.

박 원장은 "이런 수치만 봐도 지난 20년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무엇보다 서비스 개시 이후 11년째 이용료를 단 한 번도 올리지 않고, 대학과 중소기업, 지역 기업 등에 이용료 할인까지 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노종기원의 전체 예산 중 35%는 정부출연금이고, 나머지 예산은 장비이용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다.

그는 "나노종기원이 없었다면 국내 반도체 소부장 중견·중소기업들은 R&D와 공정서비스는 말할 것도 없고, 애써 개발한 제품의 성능평가와 양산 검증을 비싼 돈을 주고 해외 기관에 맡겨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노종기원이 자체 개발한 적외선 센서 제조공정 기술은 중소기업에 이전돼 적외선 열영상 카메라 국산화로 이어졌다. 반도체 공정을 활용한 나노센서 기반 코로나19 진단키트 제품 상용화도 지원했다.

나노종기원의 존재감은 2019년 일본의 소부장 수출규제 때 더욱 빛을 발했다. 기존 8인치 장비에 더해 국내 반도체 소부장 국산화 지원을 위해 12인 반도체 소부장 테스트베드 장비를 구축해,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생태계를 조성하는 구심점 역할을 했다.

특히 반도체 소부장 테스트베드 장비를 활용한 상용화 지원 활동이 돋보인다. 2021년 3월 장비 구축 후 지금까지 86개 기업을 대상으로 소부장을 비롯해 패턴 웨이퍼, 공정개발 등 총 6300여 건의 서비스를 지원했다. 이를 통해 반도체 증착공정 모니터링 시스템과 반도체 증착장비, 12인치 포토레지스트(감광제) 등의 국산화를 도와 대기업 납품을 눈앞에 뒀다.

박 원장은 "산학연이 개발한 반도체 소부장 제품을 8인치·12인치 장비를 활용해 웨이퍼에 구현하고 작동시켜 성능과 특성을 검증하면서 양산으로 연결하고, 공정서비스를 지원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8인치·12인치 장비와 공정기술을 모두 확보해 독자 생태계 구축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첨단 패키징과 글로벌 협력에 집중할 계획이다. 12인치 반도체 첨단패키징 R&D 인프라 구축과, 미국 크리에이츠를 비롯한 일본, 유럽 등의 글로벌 첨단 반도체 팹과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업무협약을 맺은 미국 크리에이츠가 보유한 극자외선(EUV) 장비, 차세대 반도체 소자 공정 등을 국내 소부장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게 '브릿지' 역할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원장은 "첨단패키징은 차세대 반도체와 반도체 신소자 개발을 위해 대학교수들이 자발적으로 기획서를 만들어 우리에게 요구한 사항이고,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반도체 초격차 확보를 위해 반드시 구축해야 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관련 인프라 운영은 8인치·12인치 장비 운영 경험과 역량을 갖춘 나노종기원이 주도하면서 다양한 수요자들이 이용하도록 개방형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크리에이츠, 벨기에 아이맥(IMAC) 등 글로벌 첨단 반도체 팹이 보유한 첨단 인프라 공정과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국내 기업이 제품을 개발하고 양산평가를 보다 손쉽게 하도록 교두보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국 연구자, 엔지니어, 학생 간 인적 교류와 양국 간 첨단 장비 공동 활용도 추진한다.

박 원장은 "산학연 연구자들이 진입장벽 없이 기관의 장비와 인프라를 언제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을 확충하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라며 "글로벌 수준의 선도 플랫폼 기술 확립과 산학연 및 글로벌 협력 강화, 연구자 중심의 고객 가치 향상을 통해 국내를 넘어 글로벌 나노반도체 R&D 지원기관으로 비상하겠다"고 강조했다. 글·사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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