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금특위 빈손 종료, 22대로 넘긴다던 대통령의 의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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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가 21대 국회 회기가 20여일 남은 상황에서 서둘러 활동을 종료했다.
최근 시민대표단 500명의 공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는데 22대 국회로 연금 개혁 논의를 넘긴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하지만 21대 국회가 종료되는 29일까지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협상 결렬을 공식화한 것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22대 국회로 넘어가면 사실상 윤석열 정부에서 연금 개혁은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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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가 21대 국회 회기가 20여일 남은 상황에서 서둘러 활동을 종료했다. 2022년 7월 출범한 이래 2년이 다 되도록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채 빈손으로 활동을 끝낸 것이다. 최근 시민대표단 500명의 공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는데 22대 국회로 연금 개혁 논의를 넘긴 것은 무책임한 처사다.
주호영 국회 연금특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은 지난 7일 기자회견을 열어, “최종적으로 소득대체율 2%포인트 차이 때문에 입법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소득의 9%에서 13%로 올리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소득대체율(평균 생애소득 대비 연금액)은 43%(국민의힘)와 45%(더불어민주당)로 팽팽하게 맞서는 바람에 합의가 불발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21대 국회가 종료되는 29일까지 논의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협상 결렬을 공식화한 것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논의 초기에 여야는 각각 소득대체율 40%와 50%로 견해 차이가 10%포인트까지 벌어져 있었다. 이런 차이가 2%포인트로 좁혀졌다는 것은 이미 합의안 마련에 근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도 전격적으로 논의를 중단한 것은 연금 개혁 의지가 없다는 것인가.
22대 국회로 넘어가면 사실상 윤석열 정부에서 연금 개혁은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다. 연금특위는 부진한 논의 속도로 인해 활동 기한을 두 차례나 연장한 바 있다. 정치적 셈법에 민감한 정치권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최대한 몸을 사렸다. 2026년 지방선거와 2027년 대선이라는 정치 일정을 앞두고 연금 개혁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연금 개혁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도록 만든 근본적 책임은 정부에 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보험료를 얼마나 내고 연금액을 얼마나 받을지’를 담지 않은 ‘맹탕 정부안’을 냈다. 모수 개혁을 포함한 연금 개혁의 실행 전략을 제시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대신, 국회와 공론조사에 공을 떠넘긴 것이다.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 자리에서 “21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연금 개혁은) 22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언급했다. 이날은 연금특위가 공론조사 결과를 보고받기도 전이었다. 연금 개혁은 집권 초반부에 추진해야 한다던 대통령이 이제는 ‘더 이상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자인한 셈이다. 국회에서 다시 논의가 이어지려면 정부가 의지를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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