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호실적 타고 `훨훨`… 금융株 비행, 계속 될까

김남석 2024. 5. 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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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X은행 지수, 올해 21.07%↑
PF發 충당금 적립 불확실성 잔존
이달 방안 발표… 변동성 주의
[연합뉴스 제공]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정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은행주들이 1분기 호실적까지 더해지며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금융상품 거래 증가 등으로 인한 실적 개선과 작년 4분기 충당금 등의 이슈로 인한 기저효과로 1분기 실적이 더 두드러진 영향이다.

다만 향후 발표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방안 등으로 추가적인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이 발생할 수 있어 2분기 금융사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남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KRX은행 지수는 21.07% 상승했다. 28개 KRX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올해 가장 주목 받았던 KRX반도체(16.08%)보다도 상승률이 높았다.

은행주 외에도 KRX보험(15.93%)과 KRX증권(9.90%) 등 금융 관련 지수들의 올해 상승률이 전체 지수 평균(3.50%)을 크게 웃돌았다.

금융지주와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 종목들이 상승세를 시작한 시점은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한 올해 2월이다. 대부분의 금융주 주가가 1월 말을 기점으로 급상승했고, 정부의 추가 발표가 있을 때마다 실망과 기대를 반복하며 이달까지 주가 그래프가 우상향했다.

시가총액 기준 금융 대표주 KB금융 주가는 올해 1월 4만8900원까지 떨어졌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화됐던 3월 7만8600원으로 신고가를 썼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1월 연내 최저가 4만700원에서 3월 역대 최고가인 6만5200원까지 뛰었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생명, 한화손해보험 등 금융주 대부분의 주가 그래프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금융주가 주목받은 것은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강조한 '저PBR주'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KB금융의 PBR은 0.52, 하나금융지주는 0.44였고, 카카오뱅크와 제주은행을 제외한 은행주 모두가 PBR이 0.5를 밑돌았다.

증권사 역시 메리츠금융지주(1.61)를 제외한 모든 증권사가 PBR이 1.0 아래였고, 손해보험과 생명보험 업종도 모든 종목이 저PBR에 포함됐다.

밸류업 수혜로 올랐던 금융주 주가를 뒷받침 한 것은 1분기 실적이었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밸류업 가이드라인이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주춤했지만, 지주와 증권사들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속속 발표하며 하방을 지지했다.

지난 25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은 컨센서스보다 3000억원 많은 2조350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했고, 이후 NH투자증권,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도 컨센서스보다 높은 영업익을 발표했다.

직전 분기 홍콩 주식연계증권(ELS)과 부동산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의 충당부채로 악화된 재무상황이 기저효과로 작용해 성장률이 급격하게 높아졌다.

KB금융의 영업익은 직전 분기 대비 674% 증가했고, 우리금융지주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익이 8.2% 줄었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761% 늘어났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지주도 직전 분기 대비 100% 이상 증가한 영업익을 발표했다.

이달 실적 발표를 앞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삼성화재, 삼성생명 등의 실적 전망도 밝다. 직전 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2000억원 이상의 영업익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삼성생명도 7270억원의 영업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달 중 발표 예정인 부동산 PF 정상화 방안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업성이 부족한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비은행계열사들의 추가 손실 인식 가능성이 남아있고,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된 사업장에도 은행권의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와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등이 마무리되면서 주가 변동성을 크게 확대시킬 수 있는 요인들은 이제 적어진 상황"이라며 "과거 부실 사업장 정리 과정에서 금융권이 공동 조성한 기금에서 배당수익이 크게 발생하는 등 은행권에 이익을 확대시킨 사례도 있어 은행들의 자금 투입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지만 불확실성 확대 측면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우려 요인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PF 정상화 방안에서 특히 수익성이 낮은 브릿지론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브릿지론 비중이 큰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의 실적 악화가 우려되며 2분기 금융지주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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