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괴벨스’ 김기남 전 노동당 비서 사망…김정은이 장의위원장
[앵커]
모래로 쌀을, 솔방울로 총알을, 축지법을 쓰고 가랑잎을 타고 큰 강을 건넜다...
북한이 과거 학생 및 주민용 교재에서 항일 빨치산 시절 김일성 주석을 소개한 글입니다.
내용만 봐도, 김일성 신격화의 일환인 걸 알 수 있죠.
그럼 이 사람은 누굴까요?
열 살쯤에 기관단총과 쌍안경을 들고 전쟁놀이를 지휘했다.
바로, 김정일 국방위원장.
그의 어린 시절을 우상화한 대목입니다.
이것도 한번 볼까요?
세 살 때 총을 쏘고 여덟 살이 되기 전에 승용차로 비포장도로를 질주했다...
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우상화 한 내용입니다.
북한은 이런 방식으로 3대에 걸쳐 김씨 일가를 우상화, 신격화해왔습니다.
그리고 이같은 우상화를 주도한 사람이 있죠.
바로 '북한의 괴벨스'로 불린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선동 담당 비서인데요.
어제, 사망했다는 소식입니다.
장례는 북한의 국장으로 치러지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 장의 위원장을 직접 맡았습니다.
양민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그간 노환과 다장기기능부전으로 치료를 받아오던 김기남 전 노동당 선전선동 담당 비서가 어제 오전에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전 비서의 시신은 평양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안치됐고, 오늘 오후까지 조문객을 받은 뒤 내일 오전 9시 발인 예정이라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습니다.
또 이번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지는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새벽,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덕훈 내각총리, 조용원 조직비서 등의 간부들과 함께 김 전 비서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족들을 위로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김 전 비서에 대해 1956년 당 중앙위원회에 처음 배치된 뒤, 60여 년간 노동당의 사상·이론적 기초를 다지고 영도력 강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전 비서는 김일성종합대학 학부장, 노동신문 책임주필 등을 지낸 뒤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 부장에 이어 선전 담당 비서를 지내면서 북한 3대 세습의 정당성 확보와 우상화에 앞장서 '북한의 괴벨스'로 불렸습니다.
그런가 하면 김 전 비서는 2005년 8월 민족대축전 참가차 서울을 찾았을 땐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폐렴으로 입원 중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병문안하기도 했습니다.
그 뒤 2009년 8월 김 전 대통령 서거 땐 북한 특사조의방문단 단장 자격으로 서울을 다시 찾아 조의를 표했습니다.
이후 김 위원장 집권 이후에도 지위를 유지했던 김 전 비서는 2017년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주석단 명단에서 빠지면서 당 부위원장과 선전선동부장직 등을 내려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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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철 기자 (manofstee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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