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지점장 '회전문 인사' 차단

유준호 기자(yjunho@mk.co.kr) 2024. 5. 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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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오는 20일부터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나선다.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농협은행'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지배구조가 배임·횡령 등 잦은 금융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고,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마다 농협중앙회의 인사 개입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사교류 외에 수협은행의 CEO 선임 과정 역시 농협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참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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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20일부터 고강도 정기검사
제출받은 지배구조개선안 바탕
이행가능성·세부일정 따질 듯
대주주 구조 유사한 수협은행
CEO선임·인사 교류 모델 삼아
중앙회 일방적 인사 개입 차단

금융감독원이 오는 20일부터 NH농협금융지주와 NH농협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나선다. 이번 정기검사에서는 지배구조 취약점에 대한 집중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농협은행'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지배구조가 배임·횡령 등 잦은 금융사고의 원인이 되고 있고,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때마다 농협중앙회의 인사 개입 논란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정기검사를 통해 농협금융이 지배구조를 손질하고, 독립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농협금융이 금융당국에 제출한 지배구조 개선안의 이행 가능성을 점검하고, 세부 일정 수립 등도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10일까지 정기검사를 위한 사전검사를 마무리하고, 20일부터는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에 정기검사 인력을 투입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간 인사교류 시스템이 내부통제 체계를 취약하게 만든다고 보고 있다. 금융에 전문성이 없는 농협중앙회 경제사업 담당 직원이 농협은행이나 농협생명보험 등 농협금융 계열사로 내려와 단기 경험을 쌓고 중앙회로 돌아가는 구조다. 금감원은 이 과정에서 소위 '경력 세탁'이 가능하고, 중앙회로부터 향후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게 하는 것을 용이하게 만드는 것으로 판단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인사교류를 통해서 초년 시절 농협은행에서 경험을 잠시 쌓은 뒤 이후 직급이 올라가면 해당 경력을 내세워 농협금융 쪽 임원으로 다시 내려오는 구조"라며 "인사교류 프로그램은 분명 좋은 취지도 있겠지만 실제 은행 등 금융업권의 업력을 제대로 쌓은 인사가 고위직으로 오는지에 대해서는 강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수협중앙회와 Sh수협은행의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농협중앙회처럼 수협중앙회도 경제사업을 수행하고, 은행의 지분을 100% 소유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은 인사교류가 원칙적으로 차단돼 있고, 중앙회와 가교 역할을 하는 은행 비상임이사 1인 이외의 인사교류는 이뤄지지 않는다. 중앙회 추천으로 임명된 비상임이사는 리스크관리위원회와 경영평가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등 수협은행 내부 위원회에는 참여하지 않는 구조다.

인사교류 외에 수협은행의 CEO 선임 과정 역시 농협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향에 참고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협은행은 은행장·감사추천위원회가 CEO를 선임하는데 총 5인의 위원이 참여한다. 수협중앙회 추천 조합장 2명이 합류하지만 기획재정부와 해양수산부, 금융위원회 등 정부 추천 인사가 3명 들어온다.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CEO가 선임되기 때문에 대주주인 수협중앙회의 입맛대로 은행장 선임 절차가 일방적으로 진행될 수 없다.

반면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지주와 계열사 CEO 선임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농협중앙회장이 추천하는 농협금융 비상임이사가 사실상 중앙회장의 의중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농협금융은 국내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회장과 사외이사,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모두 담당하는데 여기에 중앙회장의 최측근인 비상임이사가 합류한다. 정작 농협금융 회장은 임추위에서 제외된다. 임추위가 회장 추천 역할도 맡기 때문에 이해 상충이 있을 수 있다는 논리다. 대신 사내이사인 농협금융 부사장이 참여해 금융지주 입장을 대변한다.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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