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소기업 취직 안 할래요" 존폐기로 선 中企 계약학과

이호준(lee.hojoon@mk.co.kr) 2024. 5. 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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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A대학교는 요즘 고민이 많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중소기업의 열악한 급여나 복지 제도 때문에 취업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한 데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계약학과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중소기업 신규 취업은 어려우니 기존 직원의 장기근속을 목표로 하는 계약학과를 운영하려는 대학이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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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취업시 등록금 회수 불구
학생들 계약기업 가기 꺼려
운영 대학수 4년새 반토막

중소기업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는 A대학교는 요즘 고민이 많다. 이 학교 관계자는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학과와 관련 기업들이 아무래도 영세하다보니 학생들이 취업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계약학과 학생들은 정부에서 등록금을 지원받기 때문에 협약이 맺어진 중소기업에 취업하지 않으면 등록금이 환수된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두세 달 월급 안 받았다고 치면 된다'며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 대상 계약학과가 운영 대학 수와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매일경제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운영 대학은 2019년 15개에 달했지만 2020년 13개, 2021년 12개로 감소했고 작년에는 7개로 급감했다.

현장에서는 열악한 근무조건과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로 중소기업 취업 기피 현상이 벌어지면서 계약학과가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A대학교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수강생 수는 2019년 182명에서 작년 111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대구에 위치한 B대학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다. 이 학교에 설립된 채용조건형 계약학과 학생 수는 2021년 37명이었지만, 2022년 29명, 작년 25명으로 줄어들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이 중소기업의 열악한 급여나 복지 제도 때문에 취업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한 데다 최근 학령인구 감소까지 겹치면서 계약학과 학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은 채용조건형 대신 기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형' 계약학과로 전환하는 자구책을 마련하고 나섰다.

중기부에 따르면 재교육형 계약학과를 운영하는 대학은 2019년 39개에서 지난해 45개로 늘었다. 학생들의 중소기업 신규 취업은 어려우니 기존 직원의 장기근속을 목표로 하는 계약학과를 운영하려는 대학이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채용조건형 계약학과가 학생 수요를 높일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계약학과가 미래가 밝은 기술을 연마할 수 있도록 운영돼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창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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