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했지만 성관계는 안한다? 日 30대 고학력자들 ‘우정 결혼’ 뭐길래

이혜진 기자 2024. 5. 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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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시부야 거리에서 시민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AFP

일본 고학력 30대 사이에서 사랑과 성적인 관계가 필요하지 않은 새로운 유형의 부부 관계인 ‘우정결혼’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일본 최초이자 유일한 우정결혼 전문 업체인 ‘컬러어스(Colorus)’의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인구 1억 2000여만 명 중 약 1%가 ‘우정 결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전통적인 결혼에 환멸을 느끼는 이성애자를 비롯해 무성애자·동성애자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우정 결혼은 ‘공통의 이익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동거하는 관계’로 정의된다. 법적인 의미의 배우자이지만, 낭만적인 사랑이나 성적인 관계는 추구하지 않는다. 부부는 동거하거나 별거할 수 있고, 인공수정 등을 통해 자녀를 가질 수도 있다. 부부 간 합의가 있다면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연애 관계를 추구한다는 게 특징이다.

업체에 따르면 우정 결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평균 32.5세로, 소득이 전국 평균을 넘어서며 85%가 학사 학위 이상의 고학력자다. 일본에서 동성결혼이 합법이 아니므로 동성애자가 우정결혼을 대안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전통적인 결혼 방식이나 연애 관계를 싫어하지만 결혼에 대한 사회적 압력을 받는 일부 청년에게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우정 결혼을 택한 부부는 결혼 전 생활비나 집안일을 어떻게 분담할지 등 일상생활의 세부 사항에 대해 먼저 합의한다. 우정결혼을 택한 80%의 부부가 삶에 만족했고, 많은 부부가 자녀를 키우고 있다고 업체는 전했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30대 일본인 중 약 75%가 여전히 결혼을 인생의 목표로 생각한다. 그러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일본 부부의 47.2%가 지난 한 달 동안 부부 관계를 하지 않았으며, 그 수는 점차 느는 추세다. 업체는 “이러한 관계는 때때로 이혼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부부가 받을 수 있는 정책적 혜택과 동반자 관계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전통적인 결혼을 싫어하거나 자신을 사회적으로 소외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대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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