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라(AURA)를 품은 가구 디자이너

매거진 2024. 5. 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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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설치,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과 더불어 가구 디자인과 공간 스타일링까지 아우르는 마비시각연구소의 김마저 작가를 소개한다.

마비시각연구소의 가구는 독보적인 아우라를 내뿜는다.

김마저 작가는 지난 2017년 프랑스 노르망디에 있는 Usein Utopik 미술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가구 작업에 자개를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

한편 마비시각연구소의 가구 철학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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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만드는 사람들 : 마비시각연구소 김마저

회화, 설치,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작품 활동과 더불어 가구 디자인과 공간 스타일링까지 아우르는 마비시각연구소의 김마저 작가를 소개한다.


#자개를_모던하게_풀어낸_가구
아치형 캐비닛은 내부가 데일리장, 위스키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조형성과 기능성을 모두 살려 거실에 두면 오브제처럼 형태적 감각미를 느낄 수 있다. 문짝에는 자개 패턴이 아치 형태를 따라 마치 수놓듯 상감되어 있다.

마비시각연구소의 가구는 독보적인 아우라를 내뿜는다. 특히 우리 전통 가구에 활용되는 자개를 가지고 모던하게 풀어낸 가구들이 특징이다. 김마저 작가는 지난 2017년 프랑스 노르망디에 있는 Usein Utopik 미술관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가구 작업에 자개를 처음 사용하게 되었다. 김 작가는 대학에서 서양화와 동양화를 전공하고 일찍이 3D 가상 공간에 관심을 갖고 영상 작업을 만들어 나갔다. 자연스레 그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구 디자인을 하게 되었고 회화가 공간으로 나오는 계기가 되었다.

3m 길이의 10인용 테이블이다. 훈증 애쉬로 만들어진 이 테이블은 다리 부분을 무각형 형태로 제작하고, 상판은 우드와 자개로 마무리했다.
김마저 작가의 스튜디오에는 가구와 작품이 어우러져 있다. 주로 건축가들이 많이 방문해서 가구는 건축물과 협업으로 이루어진다. Ⓒ변종석

졸업 후, 가구 회사에 입사해 수많은 현장에서 건축가들과 협업하며 가구를 만들고 공간 디렉터 일도 하게 되었다. 가구 회사에서 사각형을 연결하는 디자인을 하면서 고정되지 않는 비정형 형태에 관심이 생겼다. 우연히 스케치를 하다가 두 개의 다른 형태를 외곽선으로 연결했고, 도형이 움직일 때마다 외곽선의 형태도 계속 변하는 것을 발견했다. 김 작가는 이런 움직
이는 형태를 보고 ‘무각형(無角形)’이라는 개념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형태들을 가구에도 사용하여 가구이면서도 조형인 작품을 만들게 되었다.

제주 저지리 홍재승 건축가의 집에 설치된 아일랜드이다. 김마저 작가는 홍재승 건축가와 인연이 깊다. 처음으로 김 작가에게 작품과 같은 가구를 제작해달라며 의뢰한 건축가이다. 이런 계기들이 작가에게 큰 생각의 전환점이 되었다.
깃털 상자라고 불리는 이 작품은 생활 가구와 유사하다. ‘ㅅ’자 모양의 상자들은 뚜껑에 꽂힌 깃털을 위한 공간이다. 주로 인간의 쓸모를 바라고 만든 가구들이 대부분인데, 깃털을 위한 가구라는 생각은 기능의 확대라고 봐야할까? 생각의 전환과 발상이 의도치 않은 형태의 작품들을 탄생하게 한다.
만드는 사람의 숨결이 가구와 공간에 녹아들어 어떠한 힘을 발휘한다. 그래서 좋은 것에는 아우라가 있다.
공간 선반장은 2017년도에 처음으로 자개를 활용해 만든 가구이다. 기둥은 한옥 구조로부터 착안하여 처마의 개념을 가구의 개념으로 가져왔다.
가구는 주로 제작 가구로, 주문을 통해서 이뤄진다. 가구는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고, 공간과 상황에 따라 사이즈 등을 변경할 수 있다. 내부 구성 또한 사용자의 용도에 따라 변하기도 한다. 제작 가구는 맞춤옷과 비슷해서 주문자와 많은 대화를 통해 그 사람에게 꼭 맞는 가구를 선사하게 된다.
서울 진관동에 위치한 이 주택은 콘크리트 공작소가 시공 및 설계하고 전체 가구 디자인을 맡았다. 콘크리트 공작소와 김 작가는 이 프로젝트로 첫 인연을 맺고 꾸준히 가구 작업을 협업하고 있다. 김 작가는 “콘크리트 공작소의 한상우 대표와 유현덕 이사의 건축을 대하는 철학에 대한 존경심으로 가구를 협업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건축도 가구도 모두 사람이 하는 일이라 가족 같은 협업이 정말 중요한데, 서로 믿고 최선을 다하는 건축 과정에서 많은 것을 깨달은 현장이다”라고 덧붙였다. Ⓒ윤준환
부산 두 집 프로젝트에서 건축주는 가구와 함께 빈 공간에 작품까지 의뢰했다. 가구, 작품을 모두 한 공간에 배치하는 일은 마치 대화하는 것과도 같다. 물으면 답을 하듯, 각 오브제들이 뿜어내는 에너지를 잘 배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좋은_반려자와_같은_가구
김 작가가 꼽은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보카스 대표의 개인 주택으로, 콘크리트 공작소와 협업한 청라에 위치한 현장이다. 건축가, 건축주, 시공자의 생각들이 모여 최선을 다해 이뤄졌다. 김 작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가득한 건축 현장에서도 역시 뜻을 같이하면 어려움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이 주택의 다이닝 테이블과 벽에 걸린 오브제 작품들을 김 작가가 제작했고 건축주와의 협의를 통해 배치했다. Ⓒ윤준환

마비시각연구소의 ‘마비(Ma-Bee)’는 ‘엄마 벌’이라는 뜻이다. 빈틈없이 채워지는 도형 중 가장 넓은 도형이 정육각형이고, 벌집이 육각형 구조라는 점에 착안했다. 공간에 가구를 장식할 때 벌집과 같은 지혜를 얻고 싶었다.
한편 마비시각연구소의 가구 철학이 재미있다. 김 작가는 가구를 의인화해서 반려자 같은 가구를 만들고 싶어 한다. 가구는 실제로 우리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우리는 의자에 앉아 있고, 침대에 누워 있다. 테이블은 관계를 나눌 수 있고, 서랍에는 소중한 것들을 보관할 수 있다. 그래서 그녀는 가구를 디자인할 때 신중하다. 가구를 구입하는 것은 오랜 친구를 찾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런 가구에 대한 애정이 그녀만의 아우라가 담긴 반려 가구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변종석

한편 마비시각연구소의 가구 철학이 재미있다. 김 작가는 가구를 의인화해서 반려자 같은 가구를 만들고 싶어 한다. 가구는 실제로 우리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우리는 의자에 앉아 있고, 침대에 누워 있다. 테이블은 관계를 나눌 수 있고, 서랍에는 소중한 것들을 보관할 수 있다. 그래서 그녀는 가구를 디자인할 때 신중하다. 가구를 구입하는 것은 오랜 친구를 찾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이런 가구에 대한 애정이 그녀만의 아우라가 담긴 반려 가구를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김 작가는 작품 전시도 늦추지 않는다. 2022년 이후 조형 작업으로 개인전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오는 5월 15일에는 서울 청담동 스페이스 라드에서 퍼포먼스 공연을 펼친다. 회화, 설치, 퍼포먼스까지 경계를 넘나드는 꾸준한 그녀의 작품 활동이 또 어떤 가구의 탄생에 영향을 줄지 기대된다.


브랜드 정보 : 마비시각연구소 인스타그램 mabeelab | https://meumab.com

기획_ 오수현 | 사진_ 변종석, 윤준환, 브랜드 제공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5월호 / Vol.303 www.uuj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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