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지수 잘못 찾은 ‘범죄도시4’ 독과점 논란과 ‘육사오’의 맞다이[무비와치]

김범석 2024. 5. 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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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4'가 천만 초읽기에 돌입했다.

5월 7일까지 871만 명이 봤는데 이 인기와 속도라면 이번 주말 천만을 찍을 기세다.

이렇게 되면 강윤성 감독이 연출한 1편(688만)을 제외하고 2, 3, 4편이 모두 천만을 넘는 장외 홈런 신기록을 쓰게 된다.

1~2편 모두 천만을 찍은 '신과 함께' 이후 시리즈물이, 그것도 세 편 연속으로 천만 클럽에 가입하는 건 국내 최초이자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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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영화 ‘범죄도시4’(ABO엔터테인먼트 제공)
‘범죄도시4’에서 폭소 연기를 펼친 장이수 역 박지환(ABO엔터테인먼트 제공)
2022년 흥행 복병이 된 저예산 영화 ‘육사오’(싸이더스 제공)

[뉴스엔 김범석 기자]

‘범죄도시4’가 천만 초읽기에 돌입했다. 5월 7일까지 871만 명이 봤는데 이 인기와 속도라면 이번 주말 천만을 찍을 기세다. 이렇게 되면 강윤성 감독이 연출한 1편(688만)을 제외하고 2, 3, 4편이 모두 천만을 넘는 장외 홈런 신기록을 쓰게 된다.

1~2편 모두 천만을 찍은 ‘신과 함께’ 이후 시리즈물이, 그것도 세 편 연속으로 천만 클럽에 가입하는 건 국내 최초이자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다. 입담 좋은 영화 평론가들도 ‘범죄도시’의 이런 열기를 한마디로 축약해 정의하지 못한다. 대부분 내놓는 답의 종착지는 흥행 관성의 법칙 정도다. 극장 적수가 된 OTT와 인구가 줄고 있는 한국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현상이다.

그런데 최근 ‘범죄도시4’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벌어졌다. 전주국제영화제 한 토론회에서 독과점 논란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토론 참가자들은 ‘범죄도시4’가 80%를 웃도는 스크린 점유율을 보인다며 불공정 경쟁을 문제 삼았다. 마동석이 혼자 다 해 먹는다는 작심 비판이었다.

이들의 발언과 문제 제기가 질투 어린 트집 잡기나 불온한 밑그림이 있는 건 아닐 것이다. 저예산 영화가 지금보다 활성화되고 최소한의 상영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언제나 옳다. 그런데 문제는 포식자로 좌표 찍히는 애먼 흥행 영화다. ‘해운대’도 그랬고 ‘신과 함께’도 이런 비판에 시달렸다.

해묵은 논쟁이라고 해서 사안의 중요도나 본질이 훼손돼선 안 될 것이다. 그럼 작은 영화는 어디에 가서 확성기를 틀어야 할까. 가장 가까운 곳은 배급사이지만 주주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사기업은 이런 민원에 굉장히 취약하다. 저예산 영화의 고충과 상영관을 달라는 읍소에는 수긍하나 쉽게 관 배정으로 이어지지 못 한다.

이유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들의 밥줄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멀티플렉스는 좌석의 30%가 차지 않으면 적자를 보는 구조인데 관장들은 예매와 현매 상황을 수시로 살피며 손님 많은 영화를 큰 관 순서로 배치한다. 러닝타임 120분을 넘지 않는 회전율 높은 팝콘 무비가 이들의 고용과 고과 점수를 높여주는 셈이다.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라면 배급사는 더는 고양이가 아니다. 그렇다면 답은 국회다. 문화체육부 공무원들은 이 사안에 총대를 멜 의사가 전혀 없으니 관두고 법을 만들고 손질하는 국회의원과 보좌관을 공략해야 한다. 모든 상업 영화에 나랏돈 성격의 모태펀드가 깔려있으니 세비 받는 국회에서 이를 모른 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CJ와 롯데, 메가박스를 가진 중앙그룹이 평소 국회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며 천신만고 끝에 ‘저예산 영화는 최소 4주 상영을 보장한다’ 같은 쿼터 규정이 생긴다 해도 그게 예술 영화 발전으로 이어질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누가 똑같은 관람료를 지불하며 궁금해하지 않는 아트 영화를 본단 말인가. ‘워낭소리’가 대단했던 건 이 거대한 우주의 법칙을 거슬러 판을 깼기 때문이다.

결국 법과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 자본의 먹이사슬과 생태계에서 살아남고 자기 목소리에 힘을 실으려면 자본이 절대 흉내 내지 못하는 기획과 측면 돌파로 승부를 봐야 한다. 말이 쉽지, 그런 게 어디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지난 2022년 8월 개봉해 198만 명을 끌어모은 코미디 ‘육사오’가 답이 될 수 있다. 돈으로 ‘맞다이’ 못 뜰 거라면 대기업이 못 하거나 안 하는 걸 해야 승산이 있다는 걸 ‘육사오’ 기획자 류승수가 보여줬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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