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을 먼저 팔다" 오늘의집 두마리 토끼 잡은 비결 [컴퍼니+]

조서영 기자 2024. 5. 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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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쿠프 컴퍼니 인사이트
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
매출 늘리고 적자는 줄여
차별화와 아이디어로 성장
‘경험’에 마케팅 초점 맞춰

인테리어 커머스 플랫폼 '오늘의집'이 지난해 매출을 두자릿수 넘게 늘리고, 적자폭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 어렵다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셈이다. 그렇다고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호황을 누린 것도 아니다. 국내 가구거래액은 이태 연속 쪼그라들었다. 그렇다면 오늘의집이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오늘의집은 사용자가 콘텐츠를 생산·소비하는 시스템을 활용해 성장세를 타고 있다.[사진=오늘의집 제공]

인테리어 커머스 플랫폼 '오늘의집'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매출은 크게 늘리고, 적자폭은 줄였다. 오늘의집을 운영하는 '버킷플레이스'의 지난해 매출은 2402억원, 영업이익은 -175억원이었다. 매출은 2022년(1828억원)보다 31.4% 증가했고, 적자폭은 전년(-516억원) 대비 절반 넘게 줄였다.

매출을 두자릿수 넘게 늘리고 수익성도 개선하면서 '두마리 토끼'를 잡은 셈인데, 이는 국내 커머스 플랫폼 시장에서 드문 사례다. 최근 수익성을 개선한 컬리의 매출은 2022년 2조372억원에서 지난해 2조773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플랫폼 SSG닷컴 역시 수익성 면에서 선방한 모습을 보였지만 매출은 되레 감소했다(2022년 1조6080억원→2023년 1조5332억원).

그렇다고 오늘의집이 속한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이 호황인 것도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가구 거래액은 2021년 11조7093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0조6603억원, 2023년 10조2631억원으로 이태 연속 쪼그라들었다. 인테리어 플랫폼인 오늘의집이 사실상 '나홀로 성장'을 이뤄낸 셈인데, 원동력은 무엇일까.

첫째는 '차별화'다. 더 싸고 빠르게 배송하는 걸 경쟁력으로 내세운 다른 플랫폼과는 달리, 오늘의집은 콘텐츠와 커뮤니티에 주력한 게 성과로 이어졌다. 오늘의집은 '독특한 커뮤니티'를 통해 사용자 리뷰를 하나의 콘텐츠로 활용한다.

고객이 오늘의집에서 구매한 인테리어로 공간을 꾸민 후 아카이빙하면 다른 고객이 이를 구경하는 식인데, 여기에 SNS 공유기능을 탑재했다. 고객은 #홈카페(집을 카페로 꾸민 것), #식집사(식물을 키우는 사람) 등 해시태그를 통해 정보를 선별·공유할 수 있다.

아울러 고객이 아카이빙하거나 업로드한 사진엔 구매 페이지로 이어지는 링크도 첨부할 수 있다. 다른 사람이 꾸민 공간을 훑어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가구가 있다면, 곧바로 구매할 수 있는 통로는 열어놓은 셈이다. 커머스와 커뮤니티, 콘텐츠를 잇는 이른바 '3C(콘텐츠-커뮤니티-커머스)' 전략이다.

둘째 원동력은 '아이디어'다. 오늘의집은 실생활에 도움을 줄 만한 '인테리어 꿀팁'을 직접 만들어 커뮤니티에 공유한다. 대표적인 건 2019년 론칭한 '전셋집 꾸미기 가이드북' 시리즈물이다.

여기엔 페인트칠을 하거나 벽에 액자를 걸 수 없어 인테리어에 제약이 있는 전셋집을 꾸미는 팁을 시리즈별로 소개했다. 가령, 못질 없이 액자를 거는 법, 사이즈에 맞는 커튼봉 고르는 법 등이다.

[사진=연합뉴스]

오늘의집 관계자는 "매출보단 콘텐츠로 사용자를 모으는 걸 우선했다"면서 말을 이었다. "지난해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3000만건을 돌파했고 커머스 누적 거래액은 5조원을 넘어섰다. 단순한 제품보단 '인테리어 경험'에 마케팅의 초점을 맞춘 게 주효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인테리어를 할 때 경험적으로 '오늘의집'을 가장 먼저 떠올리도록 하는 게 목표다."

물론 오늘의집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하루빨리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게 급선무다. 오늘의집은 2022년 4월 시리즈D를 통해 23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고 2조원가량의 몸값을 인정받았는데, 언젠가 도전할 가능성이 높은 IPO 시장에서 이만한 가치를 유지하려면 흑자 전환이 필수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업계에선 오늘의집이 지난해 흑자를 실현할 것으로 봤는데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면서 "최근 컬리 등 여러 이커머스 업체가 '라이프 플랫폼'을 추구하면서 인테리어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는 만큼 올해 어떤 성장 스토리를 쓰느냐가 중요할 듯하다"고 말했다. '오늘'을 단단하게 만들고 있는 오늘의집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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