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난 남자”…中 최초 트랜스젠더, 18년 전 헤어진 전남편과 재혼

정아임 기자 2024. 5. 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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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보 팔로워가 1400만명에 달하는 유명 트랜스젠더 연예인 진싱(56) 수술 전과 후 모습./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18년 전 입양아 문제로 강제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 최초 트랜스젠더 무용수가 전 남편과 재혼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7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북동부 랴오닝성 출신의 진싱(56)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18년 전 이혼했던 독일인 전 남편과 재혼했다고 지난달 11일 발표했다. 2006년 이혼하고 18년 만에 재결합 소식을 알린 것이다.

진씨는 웨이보 팔로워가 1400만명에 달하는 유명 트랜스젠더 연예인이다. 그는 1995년 4월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아 중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최초 트랜스젠더가 됐다. 무용수였던 그는 수술 중 간호사의 실수로 의료 장비가 왼쪽 다리를 16시간 동안 눌러 마비가 생겼다. 이후 1년 만에 재활에 성공하면서 무대에 트렌스젠더 여성으로 등장했다.

2004년 2월, 진씨는 파리에서 상하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독일인 하인츠 게르트 오이드만이라는 남성을 만났다. 오이드만은 진씨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진씨는 그에게 자신이 남자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당신 앞에 있는 여자는 어떤 남자에게나 큰 도전”이라며 “두 아들과 딸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

진씨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다 털어놨기 때문에 오이드만과의 관계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음날 밤 오이드만은 진씨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며 만나고 싶다고 했다. 끝내 두 사람은 2005년 결혼했고, 오이드만은 진씨와 함께 하기 위해 중국으로 이주했다.

그러나 이들은 결혼 1년 만에 이혼했다. 자녀의 호적 문제를 해결하고 큰 아들의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외국인인 오이드만은 국제 입양 자격을 얻으려면 1년을 기다려야 했다.

두 사람은 이혼 후에도 공동 양육을 계속했고 2018년 이탈리아에서 비밀리에 재혼했다. 진씨는 오이드만의 생일인 지난달 11일 웨이보를 통해 재혼을 발표했다. 진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2006년 아이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혼했지만 18년 만에 같은 남자와 재혼했다는 사실을 알린다”며 “사랑과 책임감의 여정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이를 본 네티즌은 “진은 자신의 삶을 살아왔다. 완벽한 사랑, 원하는 성별, 열정적인 직업 등 모든 것을 다 갖고 있다” “진정한 사랑은 결코 늦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진씨는 2015년 ‘진싱쇼’ 라는 토크쇼를 진행해 거침없는 발언과 재치있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그는 ‘중국 현대무용의 선구자’로도 불린다. 진씨는 9살 때 선양 가무 앙상블에서 엄격한 댄스 훈련을 시작했다. 1990년대 미국에서 현대무용을 배운 진씨는 중국 공연 예술 부문에서 정부가 수여하는 최고상을 포함해 중국 최고의 무용상을 다수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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