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에 뭉칫돈 들고다녀” 아르헨, 최고액 1만페소 지폐 발행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화폐 가치가 폭락한 아르헨티나에서 새로운 최고액권 지폐가 발행됐습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현지 시각 7일 기존 최고액권인 2천 페소의 5배 가치인 만 페소 지폐 유통을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AFP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만 페소는 공식 환율 기준 11달러(우리 돈 약 만 5천 원)에 해당합니다.

아르헨티나 당국은 지난해 최고액권을 천 페소에서 2천 페소로 올렸고, 시중에서 아직 2천 페소 지폐 사용도 비교적 드문 상황인데, 또다시 최고액권을 바꾼 것입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연말까지 2만 페소권 지폐 유통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이번 만 페소권 지폐 발행을 통해 이용자 간 거래를 용이하게 하는 한편 금융시스템을 효율화하고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3월 기준 연간 인플레이션이 287%에 달할 정도로 경제난이 심각한 상태이며, 페소 가치는 지난 5년간 95%나 감소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상점들이 현금 거래를 선호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작은 물건을 살 때도 뭉칫돈을 들고 다니고 지출 규모가 커지면 가방에 돈을 넣어 짊어지고 다닐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페소화 가치를 진정시키기 위해 화폐 발행을 통해 지출해온 전임 정부의 관행을 끊어야 한다고 강조해왔습니다.

밀레이 대통령은 또 대선 과정서 페소화를 폐지하고 달러화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했지만, 우선은 페소화의 가치하락을 인정하고 이를 유지하면서 고액권 지폐 신규 발행에 나서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 : AFP=연합뉴스 /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제공]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정지주 기자 (jjcheong@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