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릿·NCT 꺾고 ‘지상파 2관왕’ 이찬원… 아이돌급 ‘트로트 팬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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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가 K-팝을 제쳤다.
거대한 팬덤에 기댄 K-팝 그룹처럼 트로트 역시 팬덤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이찬원은 다음 날 MBC '쇼! 음악중심'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사진). 그의 상대는 각각 단단한 팬덤을 자랑하는 K-팝 그룹 아일릿과 NCT였다.
이런 움직임은 젊은 K-팝 팬덤들의 행태와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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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로는 17년만의 기록
중장년층 팬덤 ‘화력’ 발휘
트로트가 K-팝을 제쳤다. K-팝의 엄청난 파급력과 영향력을 생각했을 때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팬덤의 선택과 집중이 만들어낸 결과물로 보인다. 거대한 팬덤에 기댄 K-팝 그룹처럼 트로트 역시 팬덤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셈이다.
‘미스터트롯’(2020)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이찬원은 지난 3일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에서 신곡 ‘하늘 여행’으로 1위에 올랐다. 해당 프로그램에서 트로트곡이 정상을 밟은 건 강진의 ‘땡벌’(2007) 이후 17년 만이다. 이찬원은 다음 날 MBC ‘쇼! 음악중심’에서도 정상을 차지했다(사진). 그의 상대는 각각 단단한 팬덤을 자랑하는 K-팝 그룹 아일릿과 NCT였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이찬원이 그들을 뛰어넘는 규모를 가진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1위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면에서 두각을 보여야 한다. 음반·음원 판매량을 비롯해 동영상 조회 수, 사전·실시간 문자 투표 등이다. 특정 기간 안에 이 수치를 집중적으로 올려야 총점에서 앞설 수 있다. 이를 관리하는 것은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팬덤이다.
이찬원의 경우 신보 ‘브라이트;찬(bright;燦)’이 초동(발매 후 일주일 판매량) 60만 장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솔로 가수 초동 판매량 15위에 해당된다. 남성으로 범위를 좁히면 11위다. 여기에 음원 발매일에 맞춰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집중적으로 신곡을 스트리밍하고 문자 투표에 대거 참여한다. 이런 움직임은 젊은 K-팝 팬덤들의 행태와 일치한다. 이를 벤치마킹한 중장년층 팬덤의 화력이 집중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트로트 가수가 지상파 음악 방송에서 1위를 차지한 사례는 드물다. 1990년대의 마지막을 장식한 트로트 1위 곡은 김수희의 ‘애모’였고, 2000년대 들어서는 장윤정의 ‘어머나’와 ‘땡벌’이 유이(有二)하다. 이때만 하더라도 가요 차트를 석권하는 트로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대중가요’였다.
하지만 이후 본격적으로 팬덤을 기반으로 한 K-팝 그룹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등장하며 불특정 다수에게 어필하는 대중 가수의 설 자리는 줄어들었다. 탄탄한 지지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가수들은 좀처럼 상위권으로 진입하지 못했고 범대중적인 노래를 부르던 일명 ‘4대 천왕’인 태진아·송대관·현철·설운도는 ‘가요무대’나 ‘전국노래자랑’으로 밀려났다. ‘미스터트롯’의 성공은 이런 체제에 균열을 가져왔다. 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이찬원을 비롯해 임영웅, 영탁, 김호중 등에게 투표하던 이들이 공식 팬덤으로 결집했다. 그 결과 임영웅, 김호중의 경우 단일 앨범 판매량이 100만 장이 넘는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팬덤의 조직적 활동은 젊은 층, K-팝 팬들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한 강력한 팬덤은 임영웅의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연, 김호중과 세계적인 성악가 안드레아 보첼리의 동반 무대 등 장르의 한계를 뛰어넘는 결과물을 가져왔다. 이는 K-팝 일변도에서 벗어나 가요 시장이 확장돼 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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