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돌봄 ‘업그레이드’ … 놀면서 배우는 ‘1석2조 꿈터’[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이소현 기자 2024. 5. 8.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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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놀이 UP, 공부 UP’ 프로그램
대전 곳곳 ‘거점 온돌방’ 활용
주민들에 돌봄 프로그램 제공
사교육 못받는 소외층 아동 등
놀이 매개로 교육의 기회 제공
기억력·집중력 향상 놀이 통해
학업적 자기효능감 등 증가효과
부모 대상 양육 교육도 병행해
아동권리·시대 인재상 등 강의
지난해 하반기 대전광역시 다함께돌봄 원스톱 통합지원센터의 ‘놀이 UP, 공부 UP’ 프로그램에 참여한 아동들이 아동 권리와 관련된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2일 ‘온마을 워크샵’에 학부모와 함께 참석해 파라슈트 놀이와 전분놀이를 즐기며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초록우산 제공

“돌봄 시간을 학습역량과 연관된 활동으로 채워나가면서 아동들이 호기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주는 모습이 정말 예뻤습니다. 아동들이 행복, 유능감, 자아감, 정서, 마음의 강도까지 향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8일 대전광역시 다함께돌봄 원스톱 통합지원센터 소속 돌봄활동가 정연화(47) 씨는 지난해 하반기 초록우산 공모사업 ‘놀이 UP, 공부 UP’ 참여 소감을 이같이 전했다. 이 프로그램은 놀이 활동을 기반으로 한 초등 아동 대상 학습 역량 강화프로그램으로, 마을 돌봄공동체에서 학습 수요까지는 충족해주지 못한 데 따른 아쉬움을 보완하고자 기획됐다.

대전시민들은 지역의 비어있는 공간 십수 곳을 ‘거점온돌방’으로 활용해 부모(양육자), 마을 주민 등 공동체 구성원에 의한 돌봄 프로그램을 제공해왔다. 자유 활동과 같은 놀이 중심으로 운영되다 보니 아동들에게 친구들을 만나고 자유롭게 활동하며 놀 기회를 제공한다는 부분에서 긍정적이었지만, 돌봄공동체를 이용하는 시간만큼 학습 기회가 부족해진다는 한계점도 분명했다. 센터가 거점온돌방 이용 학부모를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돌봄과 학습이 함께 갔으면 하는 바람과 돌봄에 더해 학습까지 시켜줬으면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특히 일부 아동이 학습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센터는 돌봄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서비스를 본격 고민하기 시작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워 사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새로운 프로그램 마련에 박차를 가하는 계기가 됐다.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거나 쉽게 싫증을 내는 아동의 특성을 반영해 놀이라는 매개를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프로그램의 바탕이 될 강의 교안서와 워크북 자료 등 지도서 개발이 완료됐고, 전문 강사 2명은 이를 토대로 돌봄활동가 10명에게 교육을 진행했다. 그 사이, 센터 측은 놀이가 학습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교육을 전달하는 유용하고 효율적인 수단임을 거점온돌방 운영진과 학부모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사전 작업이 속전속결로 이뤄진 결과, 지난해 9월 아동 73명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이 첫발을 뗐다. 가장 먼저 사전검사를 실시한 데 이어 학습 동기를 촉진시키고 학습 전략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 놀이에 기반을 둔 프로그램인 만큼 기억력 및 주의 집중력 향상 놀이를 통해 학습전략을 촉진시켰고, 시간과 공간 활용법도 놀이를 활용해 터득하도록 했다.

3개월간 총 6회에 걸쳐 프로그램을 제공한 결과, 아동들에게 유의미한 변화가 분명히 보였다. 사전·사후검사 결과를 비교했더니 학업적 자기효능감이 증가한 것은 물론, 아동 스스로 학습역량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이다. 놀이로 긍정적인 정서를 유발해 아동이 흥미와 관심을 느끼게 하고, 개인별 수준에 맞는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도운 결과라는 설명이다. 지역 사회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가시화됐다. 센터 관계자는 “마을 돌봄의 다양성과 전문성이 인정을 받고, 거점온돌방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며 “건강하고 활성화된 마을 돌봄의 촉매제 역할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중간중간 아동권리 교육과 함께 아동 양육 관련 부모교육도 병행됐다. 이 가운데 부모교육은 시대 변천에 따른 인재상과 부모 역할의 이해를 위한 전문가 강의로 구성돼 호응도가 높았다. 프로그램 말미에는 ‘온마을 워크샵’을 통해 돌봄의 주체인 아동, 부모, 거점온돌방 운영진, 나아가 마을이 함께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거점온돌방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단순한 놀이가 아닌 인지 놀이를 한다고 홍보했더니 엄마들이 관심을 갖고 많은 아이들을 참여시켜준 것 같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남서윤(11) 양도 “마지막이라서 아쉽기도 하고 여태까지 했던 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며 “다음에 또 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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