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사커 "축구 게임이 수집형 RPG로 진화했다"

문원빈 기자 2024. 5.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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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콘텐츠와 쉬운 조작감 강점… 4개국 미녀 매니저 눈길

과거 '만약 고교 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경영 철학을 접목시켜 야구단을 운영하는 내용이다. 기자는 야구를 규칙 정도만 아는 정도다. 축구를 좋아하는 기자는 책을 읽으며 여자 매니저가 축구단을 운영하는 내용이었으면 더 재밌게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아쉬웠던 마음을 채워줄 게임이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베타 테스트로 게이머들과 한 차례 마주했던 네오위즈 신작 축구 게임 '프로 사커: 레전드 일레븐'이다.

스포츠 게임 전문 제작사 스타어레이가 개발한 프로사커: 레전드 일레븐은 '피프로(국제 축구 선수 협회)' 라이선스를 확보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는 재미와 자동 위주의 플레이, 빠른 속도감 등 편의성을 높인 전투 시스템이 특징이다.

선수 수집과 전략적 팀 구성 등 수집형 RPG만의 매력과 명문 구단 챌린지 등 싱글형 도전 모드, 래더 매치 등 다양한 PvP 콘텐츠, 스코어 경쟁 방식인 '스코어 모드' 등 길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지난해 8월 베트남 출시 후 300만 명 이상의 누적 이용자 수를 확보했다. 네오위즈는 한국을 포함한 미국, 유럽 등 140여 개국 퍼블리싱을 담당한다.

이 게임을 처음 마주했을 땐 FC 시리즈와 함께 PC 및 콘솔 시장에서의 축구 게임 양대 산맥인 e풋볼(위닝 일레븐) 시리즈가 생각났다. 위닝 일레븐도 라이선스를 받지 못해 공식 명칭을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리얼리티를 극도로 끌어올린 FC 시리즈와 달리 다소 캐주얼한 느낌의 게임성도 비슷했다.

첫 인상은 곧 달라졌다. 프로사커: 레전드 일레븐은 축구 게임이 아니다. 축구 게임은 일종의 전투 콘텐츠일 뿐이고 수집형 RPG에 가깝다. 선수들은 전투에 활용되는 캐릭터 개념이다. 축구 플레이 조작 재미가 메인이 아니라는 의미다. 코치 모드의 AI 성능이 꽤나 훌륭해서 팀 파워만 올려주면 보는 재미가 더 크다. 

수집형 RPG 구조로 설계된 만큼 콘텐츠 다양성은 확실하게 보장했다. 단순히 커리어 모드(스토리 모드 개념)만 제공하지 않고 재화를 수급하는 콘텐츠, 선수 및 매니저 성장, 다른 유저들과 대결을 펼치는 PvP 및 길드 콘텐츠 등 스마트폰을 한 번 들었다면 꽤 오랜 시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콘텐츠가 프로사커: 레전드 일레븐의 가장 큰 강점이다.

 

장르 : 축구, 수집형 RPG
출시일 : 5월 8일
개발사 : 네오위즈, 스타어레이
플랫폼 : 모바일(구글, iOS)



■ 게임성 "축구보다는 수집형 RPG"

- 그래픽 자체는 모바일 환경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준수하다
- 흥미를 돋우는 구단 서사
- 퀄리티가 매우 뛰어난 것은 아니지만 축구 게임에 필요한 구성은 모두 담겨 있다
- 당신과 함께 클럽의 위기를 극복할 헤드 코치
- 유니폼을 선택하면 본격적으로 게임 시작이다

축구 게임에서 활용되는 실시간 PvP 위주가 아닌 메인 스테이지 및 도전 모드 공략 후 보상을 받고 선수 영입 및 성장 과정을 반복하는 구조다. 축구 게임 자체를 기대했다면 다소 실망할 수 있다.

프로사커를 하면서 굳이 미소녀 캐릭터 팬층이 대부분인 수집형 RPG를 축구와 융합할 필요가 있었을까 의문이 들었다. 개발사도 이를 인지한 듯이 미녀 매니저를 내세웠다.

반대로 생각하면 수집형 RPG와 축구를 모두 좋아한다면 꽤나 좋은 선택지다. 깊이감은 다소 부족하지만 수집형 RPG와 축구 게임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축구 구단 라이선스가 없어 팀명은 현실과 다르다. 대신 피프로 라이선스를 확보해 유명 선수들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선수들의 게임 내 모습은 사실 PC, 콘솔 축구 게임인 FC 시리즈에서도 만족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막상 플레이 해보니 생각보다 선수들의 특징을 잘 부각시켰다. 한눈에 봐도 "누가 봐도 홀란드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처럼 생겼네"라고 느껴졌다. 모션은 다소 어색했지만 이 정도면 FC 모바일과 함께 모바일 축구 게임 대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려도 괜찮을 수준이었다. 

최적화와 발열은 매우 안정적이었다. 아이폰14 프로 기준 2시간 내내 게임을 즐겼는데 스마트폰이 전혀 뜨겁지 않았다. 개발팀이 최적화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것이 느껴졌다.

정리하자면 프로사커: 레전드 일레븐은 색다른 축구 게임을 즐기고 싶은,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 선수를 모바일 게임 속에 간직하고 싶은 게이머에게 꽤나 괜찮은 게임이다.

 

■ 축구 플레이 "리얼리티보다 가볍게 즐기는 구조"

- 코치 모드는 기본 자동이며 슈팅, 패스, 드리블 3가지 지시를 수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 수동 조작으로 변경하면 UI가 변환된다
- 3성 조건을 달성하면 즉시 결과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다
- 리플레이로 극적인 골 장면을 다시 감상할 수 있다
- 코치 모드를 사용하면 방치형 게임처럼 보는 재미로 즐기는 방법도 가능하다

수집형 RPG 전투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 수집형 RPG는 보통 편의성을 위한 자동 전투, 정교한 컨트롤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수동 전투를 동시에 지원하는데 프로사커: 레전드 일레븐도 마찬가지다.

지원하는 모드는 코치(자동)와 수동, 두 가지다. 모드를 전환하면 그에 맞춰 UI가 변환된다. 코치 모드의 AI는 꽤나 훌륭했다. 공격을 전개할 때 오히려 생각도 못 한 방법으로 적의 수비를 무너뜨려 감탄이 나오기도 했다.

3성 조건을 맞췄다면 '경기 건너뛰기' 기능을 활용해 즉시 경기 결과 화면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군데군데 제공되는 편의성이 돋보였다.

콘텐츠 진도가 나아갈수록 코치 모드로 극복하기 어려운 허들이 점점 느껴진다. 초반에는 이전까진 12 대 0, 8 대 0등 압도적인 스코어로 승리를 거뒀지만 팀 파워 격차가 1만 정도로 좁혀지자 2~3점 차이로 승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3성 달성을 실패하는 상황도 종종 보였다. 자동으로 이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팀 파워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 

게다가 현실적인 축구보다는 특수 스킬을 활용한 판타지적 요소를 강조했다. 특수 스킬이 발동되면 용과 호랑이 이펙트가 나타나는 등 마치 과거 오락실에서 즐겼던 테크모 월드컵 감성의 연출을 볼 수 있다. 축구 게임이 어려워 적응하기 어려웠던 게이머가 환영할 콘텐츠다. 

 

■ 즐길 거리 "다양한 콘텐츠 보장"

- 튜토리얼을 끝내고 처음 메뉴를 마주하면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하다
-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클럽을 성장시켜야 한다
- 콘텐츠 입장 조건인 클럽 레벨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 파견 시스템 포지션인 비즈니스 활동, 투어 경기도 놓치면 안 된다
- 각 콘텐츠마다 제공되는 재화가 다르니까 모두 챙기는 것이 좋다

축구 게임에서는 대부분 훈련 모드, 경기 모드, 시뮬레이션 모드 정도만 지원한다. 선수를 영입하고 구단 파워를 강화시킨 후 축구를 즐기는 게 핵심이라는 의미다.

물론 선수 카드를 뽑고 강화하는 확률형 시스템으로 재미를 느끼는 게이머도 있지만 이는 여타 국산 RPG에서도 느낄 수 있다. 축구 게임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재미는 꽤나 제한적이다.

프로사커: 레전드 일레븐은 축구 게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축구 자체의 재미에 집중하기 보다 콘텐츠의 종류를 대폭 확장했다.

게임에서는 메인 스토리 포지션인 커리어 모드, PvP 콘텐츠인 스쿼드 매치, 보스 챌린지 개념인 스페셜 챌린지, 파견 콘텐츠와 유사한 투어 경기 및 비즈니스 활동, 도감 개념인 컬렉션(유니폼, 오라), 길드 콘텐츠인 연합이 제공된다.

클럽 레벨 제한으로 다음 콘텐츠를 진행할 수 없을 때는 소탕권을 사용해야 한다. 축구 게임에서 소탕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지만 여타 수집형 RPG처럼 특정 스테이지를 즉시 완료해 경험치와 보상을 챙기는 형태다.

여기에 선수를 영입하고 승급, 레벨 육성, 훈련으로 강화할 수 있으며 매니저와 코치 또한 영입 후 구단과 함께 성장시킬 수 있다. 승리의 여신: 니케, 명일방주, 붕괴 스타레일 등 여타 수집형 RPG를 경험했던 축구 팬이라면 허들 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 매니저 "기대했지만 구현되지 않은 미연시"

- 게임을 꾸준히 즐기면 4명 모두 얻을 수 있다
- "승리하면 같이 기뻐하고"
- "패배하면 같이 슬픔을 나누지만"
- "미연시가 없어 아쉽다"
- 매니저는 4-1, 8-1, 12-1 스테이지를 완료하면 추가할 수 있다

이 게임을 처음 마주했을 때 가장 흥미로웠던 요소였다. 파산 위기를 맞은 구단을 부활시키기 위해 고용된 매니저인 데다가 외모도 다들 아름다우니까 내심 매니저도 성장시키는 콘텐츠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매니저는 미국 루나, 일본 와타나베 사쿠라, 영국 캐서린, 한국 박주영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서로의 능력치가 다르긴 하지만 성장에 따라 모든 매니저를 얻을 수 있으니 취향에 맞춰 골라도 무방하다. 

이 때까지 이렇게 매니저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했고 안 그래도 축구 게임과 수집형 RPG를 융합한 게임이니 '미녀 연애 시뮬레이션'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미연시 콘텐츠는 없었다. 매니저는 단순히 콘텐츠를 진행해 레벨을 올리고 수치만 성장시키는 형태다. 성장 폭이 매우 커서 레벨 성장의 성취감은 있지만 레벨이 올라갈수록 일러스트가 변경되는 등의 새로운 요소가 없어 아쉬웠다.

 

■ 과금 구조 "즐기는 방식에 따라 결정되는 수위"

- 축구 게임, 수집형 RPG 과금 방식과 동일하다
- 뽑기 연출은 평범하다 "퍼플 카드가 등장할 때 변화는 없었다"
- 무려 0.02259% 확률로 등장하는 '홀란드'
- 퍼플 등급의 성능은 압도적이다
- 무과금 유저는 돌파를 최대한 노려야 한다

FC 시리즈, 수집형 RPG와 마찬가지다. 게임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과금 수위가 결정된다. 최상위 팀을 원한다면 끝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의 돈이 필요하다. 

선수 등급은 퍼플, 스페셜 골드, 골드, 실버, 일반으로 구성된다. 퍼플 등급 등장 확률은 0.5%다. 당연히 확률이 낮은 만큼 스페셜 골드 선수들과의 성능 차이도 꽤 큰 편이다.

대중적으로 사용될 등급은 '스페셜 골드'다. 두 번째로 좋은 등급이지만 엘리트 영입과 각종 미션으로 쉽게 얻을 수 있다. 무과금 기준 클럽 레벨을 20까지 성장시켰을 때 스쿼드를 전부 스페셜 골드 등급으로 맞췄을 정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보통 축구 게임에서는 여러 개의 손흥민 카드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손흥민을 좋아하는 무과금 유저는 비교적 낮은 등급의 손흥민 카드를 얻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이 게임은 수집형 RPG 기반이라 선수 등급이 정해져 있다. 메시, 음파베,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홀란드, 더 브라위너, 레반도프스키 등 인기 선수들은 대부분 퍼플 등급으로만 제공된다. 무과금 유저 입장에서는 해당 선수들을 만날 가능성이 극히 낮다.

 

■ 무과금 플레이 "욕심 버린다면 충분히 가능"

- 콘텐츠가 다양한 만큼 제공되는 보상도 다채롭다
- 무과금 플레이에서는 재화를 모아 이적 시장을 노리는 것이 필수다
- 배틀패스 기본 보상도 매우 쏠쏠하다
- 난도는 어렵지만 엘리트 영입권을 다량 얻을 수 있는 스페셜 챌린지 
- 과금 계획이 있다면 일정 시간 동안 제공되는 할인 상품을 적극 추천한다

모바일 게임이 출시되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퍼플 등급에 욕심이 없다면 무과금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무과금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여러 수단으로 영입권, 성장 재화를 제공한다. 초반에는 정말 '무한 뽑기'라고 느낄 정도다. 특정 퍼플 등급 선수를 이벤트로 제공하기도 한다.

게다가 PvP 콘텐츠 관련 보상보다 싱글 플레이로 수급되는 보상 수량이 더 크다. PvP 콘텐츠를 잘 하기 위해 부담을 안 가져도 괜찮다. 필요한 포지션의 선수는 이적 시장에서 영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퍼플 등급 선수와 스페셜 골드 등급 선수의 성능 격차가 매우 큰 편이다. 경쟁형 MMORPG와 같이 캐릭터 성장 수치와 서로의 수동 조작 실력이 동일하다면 그 성능 차이를 극복하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유일한 방법은 스페셜 골드 등급은 등장 확률도 높고 얻을 수 있는 방법이 많으니까 돌파하는 것뿐이다. 축구 게임은 실력으로 성능을 극복해서 만끽하는 성취감도 하나의 재미다. 하지만 프로사커: 레전드 일레븐에서는 이를 느끼기 어렵다.

돈을 쓰며 게임을 즐길 계획이라면 배틀 패스 개념인 '성장 기금'과 '커리어 기금'을 구매한 후 게임 플레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할인 혜택 상품을 활용하는 편이 좋다. 반대로 무과금 유저라면 콘텐츠 진행으로 수급되는 영입권과 다이아를 활용해 선수를 확보하는 노력이 중요하다. 

장점

1. 축구와 수집형 RPG를 융합한 독특한 게임성



2. 편리한 조작과 훌륭한 최적화



3. 다채로운 콘텐츠



단점

1. 축구 게임 자체 깊이감 부족



2. 호불호 갈리는 테마 



3. 특정 등급으로만 제공하는 카드



moon@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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