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짜리 임시 건물 ‘파빌리온’…부산시 산하기관 ‘폭탄돌리기’
광안리·열린행사장 무산
부산문화회관 최종 선정
1억원짜리 파빌리온이 부산시 산하기관들의 ‘핑퐁’ 끝에 부산문화회관 중앙광장에 설치된다. 문화회관 직원 사이에서 “우리가 쓰레기 처리장이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부산시와 부산국제건축조직위원회는 ‘2024 부산 젊은 건축가 파빌리온 공모’를 실시하고, 파빌리온을 부산문화회관에 설치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파빌리온은 완전한 건축물이 아닌 가설 건물이나 임시 구조체를 말한다. 보통 휴게공간, 홍보시설, 반짝매장(팝업스토어), 무인안내기(키오스크) 등과 같은 용도로 활용된다.
부산시와 부산국제건축조직위는 지난해 벡스코 전시장에 나흘간 파빌리온을 활용한 것을 계기로 올해도 공공장소 설치를 추진했다. 이번 공모전은 50세 이하 부산지역 건축가를 대상으로 6월28일까지 진행한다. 파빌리온 규모는 300㎡. 당선자에게 1억원의 설계 및 시공비를 지원한다.
선정된 파빌리온은 10월부터 2025년 5월까지 8개월간 부산 대연동 문화회관 대극장 앞 중앙광장에 세워진다.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을 비롯한 문화행사와 연계해 활용하고 문화회관 방문객의 쉼터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향후 부산시민공원 등 다양한 장소에서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애초 광안리해수욕장에 설치하려 했던 것을 관련 부서와 산하기관에서 거부했고, 열린행사장(옛 부산시장 관사) 개관 기념 작품으로 세우려 했다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 규모에 비해 예산이 적어 작품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관리가 어렵다는 게 이유였다. 결국 대표가 공석이던 부산문화회관이 최종 전시 장소로 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부산문화회관 관계자는 “문화회관이 말썽꾸러기를 떠안는다는 느낌”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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