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동지들 함께한 ‘특별전’…창밖엔 ‘이거 봐~ 윤석열이!’ 호통 담긴 작품 걸려
노동절인 5월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문을 연 백기완마당집 2층에서는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 백기완’을 주제로 개관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생전 함께한 비정규직·해고 노동자들과의 인연을 사진과 글에 담았다. 노순택 사진작가가 전시자문을 맡았다. 박점규 백기완노나메기재단 노동담당 이사가 사진 설명을 썼다.
이번 전시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활동가들이 직접 참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노 작가는 “김용균 노동자의 어머니가 직접 와서 아들의 사진을 액자에 끼웠다”며 “콜트·콜텍, 기륭전자 등 당사자들이 못질하고 붙이며 함께 전시를 준비하고 마지막 청소까지 마쳤다”고 설명했다.
전시회에는 2011년 2월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항의하며 영도조선소 내 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던 김진숙 전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백 선생이 희망버스를 타고 만나러 온 날 사진도 걸려 있다. 그가 사다리를 타고 공장 담 너머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다. 채원희 재단 사무처장이 자료를 정리하다가 발견해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것이다. 기아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김수억씨가 해직됐다 복직해 받은 첫 월급으로 기륭전자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백 선생을 위한 ‘스승의날’ 잔치를 열었던 모습도 볼 수 있다. 김씨는 마침내 정규직이 됐다. 박 이사는 “김씨가 사원증을 가지고 선생께 인사한다고 지난달 26일 이곳에 와서 마무리 청소를 하고 갔다”고 말했다.
2층 창밖 전면에 내걸린 “이거 봐~ 윤석열이! 나 알잖아, 내 말 들어”라고 쓰인 작품 이름은 ‘창밖의 외침’이다. 노 작가는 “선생이 권력자를 향해 똑바로 정치하라고 호통치던 취지를 담았다”며 “주기적으로 이 시점 백 선생은 어떤 말씀을 했을까 생각해 그 문장을 시각화해서 걸 것”이라고 했다. 전시는 오는 11월13일까지 열린다. 화~금요일 오후 1시-7시, 토요일 오전 11시~5시 개방한다.
이명희 논설위원 mins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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