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멸종위기’ 금개구리의 반전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들 청개구리는 엄마 청개구리 충고에 어깃장만 놨다. 엄마 청개구리는 임종을 앞두고 아들 청개구리에게 “개울가에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아들 개구리는 돌아가시기 전의 말씀은 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아들 개구리는 이후 비만 내리면 엄마 개구리 산소가 떠내려갈까 걱정하면서 울었다.
“밤새 비단조개 수만개가 서로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김승옥 작가의 ‘무진기행’에 나오는 표현이다. 6·25전쟁 후 서울의 한 제약회사에서 근무했던 주인공이 귀향하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에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빛났다. 그의 고향에서 개구리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유일한 벗이었다.
우리만큼 개구리 관련 에피소드가 많은 나라도 드물다.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 금개구리가 있다. 몸 색깔이 환한 녹색이다. 등 양쪽에 2개의 굵고 뚜렷한 금색 줄이 있다. 가을에 진한 갈색으로 변한다. 겨울잠을 자고 나면 다시 녹색이 된다. 5월 중순부터 7월 초순에 걸쳐 짝짓기를 한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이다.
금개구리가 평택 배다리공원 실개천에서 수년째 안정적으로 서식(본보 3일자 8면)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평택자연연구소 등의 분석 결과다. 이곳엔 지난 2014년 평택 소사벌지구 택지개발 과정에서 발견된 금개구리 성체와 올챙이 등 440여마리가 옮겨졌다. 앞서 지난 2022년부터 서식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올해는 50m 남짓한 공간에서 20~30마리가 발견됐다.
서식지가 새로 형성된 만큼 관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높아지고 있다. 미군기지 평택 이전 과정에서 발견된 금개구리 1천500여마리를 옮긴 대체서식지인 현덕면 덕목제의 경우 관리 소홀 등으로 2016년부터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아서다. 농수로가 아닌 인공적인 공간에 적응했다는 점이 학술적으로 연구해볼 가치가 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허행윤 기자 heohy@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 합참 "북, 대남 오물 풍선 또 살포"
- SSG, 최정 15·16호 아치…시라카와 KBO 첫 승으로 ‘3연승’
- 이재명, 尹 향해 “훈련병 영결식 날 술타령...이럴 수 있나”
- 제14회 의병의 날 기념행사, 연천군서 열려... 경기도 최초
- 지역인재 채용…ESG 확산 도모하는 LH [이지민기자의 하우징]
- 안산서 '주점 위장' 불법게임장 운영한 우즈벡 여성 체포
- 최태원 측, '이혼 판결문' 최초 유포자 고발키로
- 아이돌 굿즈만 있나? 지역과 문화를 품은 '굿즈의 세계'
- 회복부터 예방까지… 전세사기에 맞서는 사람들 [사람과 사람을 잇다]
- 인천 송도 네이버 AI 교육센터 백지화 수순…문화·교육 복합몰 등 검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