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쭉 핀 백두대간 곳곳 산양 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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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지나고 온 산에 붉게 핀 철쭉이 완연한 봄을 알리고 있지만 백두대간 곳곳은 여전히 지난 겨울의 끔찍한 죽음의 시간에 멈춰져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을 위해 설치한 철망 울타리 옆, 겨울 내내 눈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던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산양의 사체가 눈이 녹으면서 곳곳에서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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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방역울타리 64% 강원 설치
국내 서식 산양 절반가량 떼죽음
겨울이 지나고 온 산에 붉게 핀 철쭉이 완연한 봄을 알리고 있지만 백두대간 곳곳은 여전히 지난 겨울의 끔찍한 죽음의 시간에 멈춰져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을 위해 설치한 철망 울타리 옆, 겨울 내내 눈 속에 파묻혀 보이지 않던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산양의 사체가 눈이 녹으면서 곳곳에서 목격됐다.
지난 4일 인제군 북면 용대리와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를 잇는 미시령 옛길. 그 길에 ASF 감염 야생멧돼지 남하를 막기 위해 설치된 방역울타리가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져 있다.
울타리는 성인 가슴 높이다. 동물에게는 결코 넘을 수 없는 산성 같은 장벽인 셈이다.
이날 미시령 옛길 도로는 낙석정비를 위해 통제돼 있었다. 통제되지 않은 일부 구간을 둘러봤다
충격적이게도 산양 사체를 너무 쉽게 발견했다.
도로 초입에서부터 울타리를 따라 조금 올라가자 파리와 개미 등 곤충이 잔뜩 모여 있는 산양의 사체를 바로 발견할 수 있었다. 많은 부분이 훼손됐지만 발굽과 다리뼈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울타리 곳곳이 훼손된 곳도 쉽게 볼수 있었다. 철망 일부가 들리거나 끊어져 있었다. 특히 사람 통행을 위해 설치해 놓은 울타리 출입구는 그대로 열려 있었다. 결국 ASF 매개체인 맷돼지는 못 막고 눈 속에서 길 잃고 굶주린 산양만 떼죽음 시켰다는 환경단체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현장이었다.
지난해 겨울부터 전국에서 죽은 채 발견된 산양은 750여마리다. 환경부와 문화재청이 추정하는 전국의 산양 개체 수는 1000~2000마리다. 중간값을 기준으로 하면 국내에 서식하는 산양 가운데 절반가량이 지난겨울 사라진 셈이다. 산양 사체는 양구군 230마리, 화천군 220마리, 설악산국립공원 120마리 등 대부분 강원도 지역에서 발견됐다.
폭설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ASF 차단 울타리가 산양들의 이동동선을 차단하고 탈진하게 만들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게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방역울타리는 ASF가 처음 발병한 2019년부터 강원도와 경기도 북부지역을 시작으로 4단계에 걸쳐 설치됐다. 총길이 1831㎞의 방역울타리 중 약 64%인 1179㎞가 강원지역에 설치됐다.
지난해 겨울 많은 산양이 목숨을 잃은 미시령 옛 구간. 울타리 출입구 옆에 ‘산양 출현 지역’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산양 출현지역은 사체를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곳이 됐다.
김정호 kimjho@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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