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쓰레기통 뒤지니 주사기·약물”...신고건수 전국 1위 홍대의 불타는 밤
마약물품 발견 현장 긴급출동
쓰레기통까지 뒤져 증거 확보
술집 많아 주폭 사건 줄이어
“경찰에 덤비는 취객도 많아”
사건현장을 직접 맞닥뜨리는 지구대·파출소는 ‘경찰의 최전방’으로 불린다. 특히 서울 홍익지구대는 전국에서 가장 바쁜 지구대로 꼽힌다. 술집과 클럽이 밀집해 있는 관할 지역 특성상 취객들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극한직업’으로 꼽히는 홍익지구대 경찰관들의 야간 순찰을 동행 취재했다.
경찰차 내부에 부착된 신고 접수 현황 모니터는 신고 목록이 쉼없이 갱신돼 눈이 어지러울 정도였다. 소음, 교통위반, 폭력, 시비, 가정폭력, 보호조치 등 사건 내용도 가지각색이었다. 긴급 출동이 필요한 빨간색의 코드1도 자주 눈에 띄었다.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유흥가 신고는 늘어난다. 송치호 홍익지구대 경위(42)는 “방학이 끼어있고 낮이 길어 외부 활동이 많아지는 여름에 신고가 가장 많이 접수된다”며 “늦은 밤 신고 건수가 줄어드는 주택가 지구대와는 반대”라고 말했다.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주폭(酒暴)’이 특히 골칫거리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길거리에 쓰러져 있는 주취자를 목격하고 신고하는 일도 잦다. 경찰이 출동해서 주취자를 깨우면 욕부터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송 경위는 “취객의 취한 정도를 현장에서 가늠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충분히 조치를 취하고 집까지 데려다줬는데도 이후 문제가 생기면 경찰에 책임을 묻기도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홍익지구대에는 200여명의 경찰관이 4개팀으로 나뉘어 주야간 2교대 근무 중이다. 경찰은 파출소와 지구대 인력을 통합해 특정 지역 순찰을 강화하는 ‘중심지역관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서강·연남지구대 등 인근 지구대가 지난해 9월부터 사건 발생이 많은 홍익지구대로 통합 운용되고 있다. 홍익지구대 조직 규모가 커지고 전담 구역이 넓어진 것이다. 동시다발적으로 접수되는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순찰차가 부족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송 경위는 “타 지구대와 통합되기 전에도 야간 근무땐 하루 기본 150건 신고가 들어왔다”며 “지금은 담당구역이 넓어져 약 200건의 신고를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익지구대 신고 건수는 전국을 통털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마포서 홍익지구대의 112 신고건수는 지난해 기준 5만271건으로 부산진서 서면지구대(3만8436건), 평택서 평택지구대(3만5787건) 등 신고가 많은 전국 지구대와 비교해도 1만건 이상 많았다.
쏟아지는 신고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마포경찰서 범죄예방대응과를 중심으로 지역별 신고와 범죄 발생 건수를 분석하고 이를 반영해 ‘순찰차 표준 순찰 근무표’를 만들기도 했다. 김준수 홍익지구대 4팀장(56)은 “시간대별로 순찰이 필요한 주요 지역을 세분화했고 이에 따라 순찰 인력을 2인 1조로 배치해 핀포인트 순찰 중”이라고 말했다.
잦은 민원인 대응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지구대원들은 홍익지구대 소속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했다. 지구대에 붙어있는 수많은 대통령 및 경찰청장 표장들이 전국에서 가장 바쁜 지구대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송 경위는 “홍익지구대는 경찰관으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강 경장은 “홍익지구대를 거치면 어떤 사건이 발생해도 해낼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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