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 옥죄는 사회, 소통과 숙론 필요”

이혜인 기자 2024. 5. 7. 20: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신간 ‘숙론’ 펴낸 최재천 교수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7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숙론’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불통으로 낭비되는 예산 수십조
한 단계 도약 위해 타협 노력을”

숙론이란 여럿이 특정 문제에 관해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의논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누가 옳은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찾는 과정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어려움을 해결하고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선 소통과 숙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신간 <숙론>(김영사)을 출간했다. 우리 사회의 난제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 그리고 자신이 직접 숙론을 이끌었던 여러 사례와 경험을 담아냈다. 집필에만 9년이 걸렸다.

최 교수는 7일 서울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숙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한국에선 모든 게 극렬하게 표출됩니다. 불통에 따라 낭비되는 예산 역시 수십조에 이른다고 하지요. 우리 사회는 소통에 대한 노력이 너무 안일합니다.”

가령 광화문은 촛불로, 그로부터 몇백미터 떨어지지 않은 서울시청 앞은 성조기로 물든다. 어떤 사안에 대해 극렬하게 다른 생각이 거의 같은 공간에서 표출되고 있는 것이다. 계층과 빈부 갈등은 더욱 심화하고 남녀 갈등은 후폭풍이 거세다. 저출생 심화에 따른 세대 갈등은 한국 사회를 파국으로 견인할 잠재적 핵폭탄이다. 이외에도 지구온난화 속에 불거지는 환경갈등, 이민자 증가에 따른 다문화 갈등 등 여러 갈등이 서로 얽혀서 대한민국을 옥죄고 있다.

최 교수는 “소통은 원래 안 되는 게 정상”이라며 “조금만 노력하면 잘되리라는 것은 착각일 뿐, 지난한 숙론과 타협의 과정을 거쳐 얻어지는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사회는 웬만한 분야에선 세계 최고 수준에 다다랐는데 다만 구슬을 꿰는 것을 못하고 있을 뿐”이라며 “이를 위해선 타인에 대한 공감과 소통 능력을 키워야 하고 이는 숙론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