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길거리 QR코드…찍어보니 도박장

최다함 2024. 5. 7.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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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의 시장 골목길에 큐알 코드가 인쇄된 중국어로 쓰인 수상한 전단지가 여기저기 붙어있습니다.

휴대전화로 이 QR코드를 찍으면 어디로 연결될까요?

최다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구로구의 시장 앞.

중국어와 함께 QR 코드가 적힌 분홍색 전단지가 곳곳에 붙어있습니다. 

흔히 쓰는 한문이 아닌 간자체로 쓰여 있는데 번역하면 '오락실'이란 뜻입니다.

은밀한 지령처럼 다른 정보는 없는데 알고 보니 도박장 광고입니다. 

시장 앞 골목 입구에만 QR코드가 그려진 불법 도박장 홍보 전단지가 15장이나 붙어있습니다.

인쇄된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스캔해보니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는 채팅앱으로 연결됩니다.

말을 걸자 도박장 관계자는 중국어로 음성 채팅을 걸어옵니다.

[중국인 대상 불법 도박장 관계자]
"우리 도박장은 안양에 있어요. 안양 어딘지 알죠?" ("네 당연히 알죠") "그럼 언제 올 수 있나요? 주소 보낼게요."

중국어로 대답하자, 구체적인 주소를 보내주며, 여러 종류의 게임기가 있다고 홍보까지 합니다. 

[중국인 대상 불법 도박장 관계자]
"싼치지(슬롯머신) 20대 정도 있어요"

채팅으로 알려준 주소를 찾아가 보니, 도박장보다는 가정집이 있을 법한 건물입니다. 

[인근 상가 관계자]
"(혹시 여기 위층이 불법 도박장으로 의심이 되는데 약간 수상하거나…) 저는 잘 모르겠어요."

길거리에서 버젓이 불법 도박장을 홍보하고 있지만, 채팅을 통해 중국인인 걸 확인한 뒤에야 장소를 알려주다 보니 경찰도 적발이 쉽지 않습니다.

섣불리 접근하면 금방 들통 나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지난해 4월과 지난 1월,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해오던 불법 도박장을 적발해 사행성 게임기 등을 압수했는데 계속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 뉴스 최다함입니다.

영상취재: 김석현
영상편집: 변은민

최다함 기자 done@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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