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슈퍼카 걸었네"… 억소리나는 TV 전쟁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4. 5. 7. 17: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가전업계 초프리미엄 TV전쟁
삼성전자, 114인치 TV 출시
마이크로LED로 8K 초고화질
1억8000만원대 세계 최고가
LG는 투명TV 연내 상용화
전원 끄면 뒷면 유리처럼 비쳐
기술 격차로 中업체 따돌려
삼성전자가 7일 출시한 114인치 마이크로LED TV. 삼성전자

거실 벽면을 가득 채우면서 눈으로 직접 보는 듯한 압도적 화질을 뽐내는 초프리미엄 TV가 잇따라 국내에서 출시되고 있다.

100인치 이상 크기에 8K급 화질로 푸른 하늘 콘텐츠를 시청하면 마치 거실 벽에 발코니가 하나 더 생긴 것처럼 느껴질 정도다. '초격차' 기술력을 자랑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 제조사들이 매섭게 추격해오는 중국 기업들을 따돌리기 위해 대당 수천만 원 이상의 프리미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국내 최대 크기인 114인치짜리 TV를 출시했다. 가격은 무려 1억8000만원이다. 65형 4K TV 신형이 120만원대인 것과 비교하면 150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3m에 육박하는 대각선 길이는 킹 사이즈 침대를 넘어선다.

이 정도 크기의 초거대 TV는 기술적으로 화질 제약에 부딪히는 게 일반적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전자가 꺼내든 기술은 마이크로LED다. 하나의 대형 백라이트 판이 빛을 구현하는 기존 TV와 달리 셀 수 없을 정도로 깔린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단위의 초미세 LED들이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기술이 적용된 게 특징이다. 수명이 길고 잔상 없이 최상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초대형 TV는 배송 단계에서부터 한계에 부딪혔다. 100인치가 넘어가면 국내 대부분 아파트의 엘리베이터나 발코니를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이크로LED TV는 레고처럼 모듈 조립이 가능해 초대형화해도 제품 배송이 비교적 수월하다.

해외에서는 이미 초프리미엄 TV의 인기가 입증됐다. 삼성전자 측은 "중국에서 신모델 출시 행사 때 마이크로LED 110인치 TV가 그 자리에서 5대 판매됐다"면서 수요가 존재한다고 자신했다.

삼성은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초프리미엄 제품 초기 수요를 만들어보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신제품 TV를 구매하면 사은품으로 프리미엄 TV를 1대 더 주는 파격 마케팅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114형 마이크로LED TV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85형 Neo QLED 8K를 증정한다. 5월 중 구매 고객에게는 300만원 상당의 시그니엘 서울 숙박권을 추가로 준다. 삼성전자는 마이크로LED TV 114형뿐 아니라 89형·101형도 공급하며 선택권을 넓히고 있다.

마이크로LED TV 시장에 진출한 건 삼성뿐만이 아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첫 마이크로LED TV 136형 'LG 매그니트 올인원'을 비즈니스 시장을 대상으로 출시했다. 중국의 TCL도 올해 초 미국 가전박람회(CES)에서 163인치 마이크로LED TV를 공개하기도 했다.

극강 화질로 불리는 마이크로LED 외에 소비자들이 기대하고 있는 또 다른 초프리미엄 TV 기술은 '투명'과 '무선'이다.

전원을 제외한 연결선 없이 몰입감을 제공하는 무선 TV는 이미 상용화됐다. 작년 97형 세계 최초 무선 올레드 TV를 선보인 LG전자는 라인업을 65형까지 확대했다.

올해 안에는 투명 TV도 상용화된다. LG전자가 준비 중인 투명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T'는 전원을 껐을 때 투명한 유리처럼 스크린 너머를 볼 수 있다. 개방감은 물론 인테리어와의 조화도 뛰어나다. 투명과 블랙 스크린 두 가지 화면 모드가 있어 이용자들의 선호대로 선택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마이크로LED 기술을 활용한 투명 TV를 준비 중이다.

삼성과 LG등 국내 TV 제조사들은 초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중국 등 추격자들과 기술 격차를 입증해 보이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6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LG전자는 75형 이상 초대형 OLED TV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 60%를 기록했다.

[오찬종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