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정육점서 고기 사갔어요"…5월 '가난의 달' 서러운 직장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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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을 맞은 직장인들이 휘청인다.
가파른 물가 상승 탓에 가족과 함께하는 기쁨보다 당장 지갑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인 2.9%를 웃돌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넘어서는 현상은 2021년 6월부터 35개월째 지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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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김모씨(35)는 오는 8일 어버이날에 돼지고기를 사 부모님 댁에서 식사하기로 했다. 5인 가족 외식 비용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다. 김씨는 "5월은 숨만 쉬어도 거지꼴"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나가서 먹으면 삼겹살 1인분에 2만원인데 정육점에서는 5만원어치만 사도 넉넉하니 수고스럽더라도 집에서 먹는 게 낫다"고 했다.
가정의 달을 맞은 직장인들이 휘청인다. 가파른 물가 상승 탓에 가족과 함께하는 기쁨보다 당장 지갑 걱정이 앞서는 분위기다. 가정의 달이 아닌 '가난의 달'이라는 자조적 목소리도 나온다.
7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인 2.9%를 웃돌았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넘어서는 현상은 2021년 6월부터 35개월째 지속 중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했던 외식 메뉴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돼지갈비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1%, 오리고기는 4.0% 올랐다. 같은 기간 떡볶이와 피자 가격도 각각 5.9%, 5.0% 올라 평균치를 웃돌았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한 고깃집에서 삼겹살 200g을 사 먹는 데 평균 1만9981원이 들었다. 냉면은 1그릇에 1만1538원이었다. 4인 가족이 식당에서 삼겹살 4인분을 먹고 후식으로 냉면 2그릇을 주문한다면 한끼 식사에 10만원이 넘는 셈이다.
위로는 부모님을, 아래로는 자녀를 챙겨야 하는 '낀 세대'는 경제적 부담이 더 크다고 입을 모았다. 부모님 용돈, 가족 외식 비용에 어린이날 선물까지 챙겨야 해서다.
경기 하남에서 5살, 3살 된 아이들을 키우는 김모씨(36)는 두 자녀 어린이날 선물로 새 자전거를 사주려다 중고 사이트로 눈길을 돌렸다. 새 자전거는 1대에 25만원씩 해 2대에 50만원을 써야 하지만 중고 자전거는 새 자전거 1대 가격에 2대를 사고도 5만원이 남았다.
김씨는 "양가 부모님 용돈과 식사 비용을 더하니 총 80만원이 들었다"며 "아이들 선물까지 챙기고 나니 평소보다 100만원 이상 지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께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면서 내 아이들에게도 해줄 수 있는 건 해줘야 하니 5월에는 늘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자전거뿐 아니라 아이들 단골 선물 가격도 줄줄이 상승했다. 지난달 유아동복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6.5% 올랐고 아동화와 필기구도 각각 6.3%, 3.5% 올랐다.
아이들 놀이 비용도 만만찮다. 서울시내 유명 놀이공원 종일 이용권은 어린이 기준 롯데월드 4만7000원, 서울랜드 4만3000원 등이다. 여기에 동행하는 부모 입장료에 외식비까지 더하면 하루에 수십만원을 지출하게 된다.
4살 된 아들을 키우는 정모씨(34)도 이번 어린이날에 아들 또래 가족들과 함께 실내 아쿠아리움을 가려다 말았다. 3인 가족 입장권 가격만 해도 10만원가량이 들었기 때문이다.
정씨는 "맞벌이라 부모님이 종종 아이를 봐주시니 용돈을 넉넉히 드려야 하고 5월에는 친구들 결혼식도 줄줄이라 이미 추가 지출이 상당한 상황"이라며 "아이에겐 조금 미안하지만 아쿠아리움 구경은 조금 여유로운 달에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김지성 기자 sorr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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