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가뭄 온 태국, 기우제에 ‘도라에몽’ 인형 등장시킨 이유

문지연 기자 2024. 5. 7.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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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도라에몽 인형을 철제 케이지에 앉힌 채 마을을 돌아다니는 모습. /엑스(X·옛 트위터)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을 겪고 있는 태국 기우제 현장 곳곳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캐릭터 ‘도라에몽’이 등장하고 있다. 원래 살아있는 고양이를 동원하는 전통 행사이지만, 최근 동물 학대 비판이 일자 고양이 캐릭터의 인형을 대신 사용한 것이다.

6일(현지시각) AFP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중부 나콘사완주 한 마을 주민들은 지난달 말 2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기우제를 지냈다. 수백 년 전부터 파종 시기가 다가올 때쯤 지내는 ‘해낭미우’(Hae Nang Meaw)라는 이름의 행사로 ‘암컷 고양이의 거리 행진’이라는 뜻을 가진다.

이 기우제는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에게 물을 뿌려 고양이가 울면, 그 ‘야옹’ 소리가 비를 부르는 전조가 된다는 속설에서 유래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실제 고양이를 동원해 물을 뿌리고 소리를 내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엑스(X·옛 트위터)

그러나 이번에는 일본 인기 캐릭터인 도라에몽 인형이 고양이를 대신했다. 동물 학대라는 비판이 점차 거세지자 도라에몽 같은 고양이 캐릭터로 대체한 것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화려한 옷을 입은 주민들이 도라에몽 인형을 철제 케이지에 앉힌 채 마을을 돌아다녔고, 다른 구경꾼들은 인형에 물을 뿌렸다.

고양이를 인형으로 바꾸기로 한 결정에 일부 주민들은 반발하기도 했다. 전통적으로 기우제에는 암컷 고양이만 동원했는데, 도라에몽은 수컷 고양이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도라에몽의 여동생인 노란색 고양이 ‘도라미’ 인형을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편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에서 역대급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전국 100여곳 기상관측소가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썼고, 필리핀은 가뭄에 따른 농작물과 피해가 59억 필리핀 페소(약 1401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최근 최고 기온이 44도까지 올랐던 태국은 7일부터 비가 예보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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