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에 꼭 쥔 ‘대기번호표’…탑골공원에 늘어선 124m 줄 [만리재사진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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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는 두 개의 긴 줄이 생겼다.
무료 도시락과 급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줄이다.
아침 일찍 사회복지원각 무료 급식소에 도착해 대기표를 받은 어르신들은 우산과 지팡이에 힘겹게 기대 서서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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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급식 기다리는 어르신들
“124m와 70m”
어버이날을 하루 앞둔 7일 오전 11시께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는 두 개의 긴 줄이 생겼다. 무료 도시락과 급식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의 줄이다. 아침 일찍 사회복지원각 무료 급식소에 도착해 대기표를 받은 어르신들은 우산과 지팡이에 힘겹게 기대 서서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강남에서 지하철을 타고 새벽 6시30분에 도착했다는 70대 신아무개 할머니는 ‘대기번호 59번’이라고 적힌 종이를 꼭 쥐고 “사업하다가 사기를 당해서 돈을 최대한 아끼려고 매일 점심 먹으러 온다”고 말했다.
흰 쌀밥과 어묵 볶음, 시금치나물, 김치, 김자반을 받은 어르신들은 반찬과 밥을 비벼서 국물을 넘기듯 빠르게 밥을 삼키고 자리를 떴다. 슬하에 2남 2녀를 둔 신아무개(80) 할아버지는 식사를 마치고 “내일 자녀들과 만날 계획이 없다”며 “내 마음이 아니고 자기들 마음이지. 찾아오면 만나고 아니면 못 만나는 거”라고 말했다. 강서구에서 지하철을 타고 일주일에 두세번 무료 급식을 먹으러 온다는 그는 “젊을 때 가정과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일한 어른들이 줄 서서 밥 먹어야 하는 게 자존심이 상해. 여기 관광객도 많고 지나가는 사람도 많은데 상류국 치고는 창피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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