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납 중독 맞았다”…머리카락 DNA분석서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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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음악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 초연 200주년을 하루 앞둔 6일(현지 시간) 임상화학 저널에 베토벤이 실제로 납 중독이었다는 연구 결과가 게시됐다.
앞서 1999년 베토벤이 납 중독에 의해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지만, 이 분석에 사용된 머리카락이 베토벤의 것이 아니었다는 게 드러났다.
이번 발표는 실제 베토벤의 머리카락 타래를 분석한 것으로, 베토벤이 납 중독이라는 걸 밝혀낸 첫 연구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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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세 주립대학교의 아이라 F. 브릴리언트 베토벤 연구센터의 창립 디렉터인 윌리엄 메레디스 박사 등은 임상화학 저널에 ‘베토벤의 독립적이고 인증된 두 머리카락 타래의 높은 납 수준’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베토벤의 두 개의 머리카락 타래에서 납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를 진행한 실험실의 책임자인 폴 자네토 박사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베토벤의 머리카락 타래에서 각각 1g당 258㎍(마이크로그램)과 380마이크로그램의 납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납 정상 수치인 1g당 4마이크로그램 미만보다 각각 64.5배, 95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머리카락 타래는 ‘할름-타이어’ 타래와 ‘베르만’ 타래로, 할름-타이어 타래는 베토벤이 직접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지인인 안톤 할름의 아내에게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1999년 베토벤이 납 중독으로 사망했다는 연구 결과에 쓰였던 머리카락 타래인 ‘힐러’ 타래는 베토벤의 것이 아니었다는 것이 밝혀져 납 중독설은 학계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었다.
독성학자인 데이비드 이튼 워싱턴대 명예교수는 연구 결과에 대해 “베토벤의 위장 문제는 납 중독과 완전히 일치한다”며 “높은 양의 납이 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청력을 손상시켰을 수 있다”고 NYT에 전했다. 베토벤은 사망 직전까지 복부 경련, 팽만감, 설사 등으로 고통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토벤이 납을 섭취한 경로로는 와인이 유력하다. 베토벤은 와인을 하루에 한 병은 꼭 마셨을 정도로 와인을 즐겼다. 임종을 앞두고 와인 12병을 선물로 받았을 때는 “안타깝다. 너무 늦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NYT에 따르면 당시 와인에 단맛을 내기 위해 ‘납당’이라고 불리는 아세트산납을 첨가했다. 또 와인을 납으로 납땜한 주전자에서 발효시키면서 납이 와인에 첨가됐을 가능성도 있다.
청력 문제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납을 복용했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NYT는 “한때 그는 연고를 사용하고 75개의 약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그 중 많은 약에 납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베토벤이 납 중독이었다는 것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졌지만, 납 중독이 그의 사망과 직결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메레디스 박사는 연구에서 “모발 분석은 표면 오염과 염색약과 같은 오염 물질로 인한 오차가 발생했을 수 있다”면서도 “이 연구에 사용된 절차는 모발 검사 학회에서 권장하는 방법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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