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의 환호 잊고, 5.4%P 표 차이 기억해야 [정치에 속지 않기]

2024. 5. 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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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의 핵심 인물은 누가 뭐라 해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다.

지금 정치적인 변화의 출발점은 집권하고 있는 윤 대통령과 다수당을 이끄는 이 대표일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이 거부감을 보였던 이재명 대표와 영수회담을 하고, 오랜만에 기자회견을 여는 건 총선 결과에 대한 반응이다.

대구가 아닌 전국의 다른 곳에서도 환호를 받는 대통령, 야당을 선택하지 않은 국민도 의식하는 야당 대표가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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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치의 핵심 인물은 누가 뭐라 해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다. 그 밖에 인물들은 지금 아무리 주목을 받고 있더라도 이차적이고 부차적이다. 그들의 길 자체는 핵심 인물의 선택과 행보에 따라 달라진다.

지금 정치적인 변화의 출발점은 집권하고 있는 윤 대통령과 다수당을 이끄는 이 대표일 수밖에 없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총선에서 참패했다. 임기 중간에 치러진 총선인 만큼 윤 대통령에겐 ‘중간 평가’였다. 윤 대통령이 거부감을 보였던 이재명 대표와 영수회담을 하고, 오랜만에 기자회견을 여는 건 총선 결과에 대한 반응이다. 일단 긍정적이다.

다만 더 반응과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정치권 사람들의 중론이다. 총선 때 정권 심판론이 작동한 건 많은 국민이, 특히 중도층 국민이 그 주장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이것을 해결해야 윤 대통령은 남은 임기 3년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다. 특히 야당이 국회 다수당인 상황에서 주도권을 가지려면 국민 다수의 지지는 필수 중의 필수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서문시장으로 상징되는 대구·경북(TK)의 기억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보수 텃밭인 대구, 그중에서도 서문시장을 두 번 찾았다. 대선주자, 경선 후보, 본선 후보, 당선인 시절까지 포함하면 여섯 번이나 된다. 윤 대통령은 대구의 다른 재래시장도 찾은 바 있다. 이들 장소를 찾을 때마다 “힘이 난다” “기운 받고 가겠다” 등의 말을 남겼다. 큰 환호와 지지가 좋은 기억으로 남았을 거다.

지난해 4월 1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서문시장 10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며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3.04.01 대통령실
하지만 선거에 승리해 집권한 대통령이 특정 지역을 계속 바라보는 것은 오해와 의심을 불러온다. 국민 전체를 의식하지 않고 특정 지역과 특정 유권자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서문시장 환호의 기억을 잊고 전국 곳곳에서 새로운 환호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재명 대표는 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을 이끌었다. 4년 전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압승했지만, 당시는 여당이었다. 지난 4월 총선은 야당으로서 승리했다. ‘집권 야당’이란 표현이 등장한 건 이런 배경이 있다.

4월 총선을 기점으로 민주당은 이재명 리더십 체제를 확고히 했다. 사법 리스크라는 변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 대표는 민주당 내에서 사실상 유일한 대선주자가 됐다. 이젠 본인의 리더십이나 당의 능력을 수권 정당에 걸맞게 바꿔야 한다. 최근 영수회담이 난항일 때 이 대표가 전격으로 “다 접어두고 만나겠다”라고 밝힌 것은 이런 맥락으로 평가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1기 원내대표 선출 당선자 총회에 참석해 인사말 하고 있다. 2024.5.3 연합뉴스
더 나아가 이 대표는 절반의 국민까지도 의식해야 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4월 총선 지역구 투표의 득표율은 민주당이 50.5%, 국민의힘이 45.1%다. 지역구 의석은 161석 대 90석으로 71석 차이가 났지만, 지역구 득표율 격차는 5.4%P에 불과했다. 거의 절반의 유권자가 여당 후보를 했다. 대선이었다면 결코 압승이 아닌 결과다.

대구가 아닌 전국의 다른 곳에서도 환호를 받는 대통령, 야당을 선택하지 않은 국민도 의식하는 야당 대표가 절실한 때다.

이상훈 MBN 앵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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