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한동훈, 지금 당권 잡아서 尹과 각 세우면 ‘제2 유승민’ 된다”

변문우 기자 2024. 5. 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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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김건희’라는 넘어선 안 될 선 넘으면서 尹과 관계 악화돼”
“韓, 尹에 충성하면서 ‘보수 주류표’ 얻으려는 홍준표 보고 배워야”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자가 7일 시사저널TV 《시사톡톡》에 출연해 인터뷰하고 있다. ⓒ시사저널

국민의힘을 떠나 개혁신당에서 22대 국회 입성을 달성한 천하람 개혁신당 당선자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지금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한 전 위원장에게 '하책'"이라며 "그가 지금 당권을 갖더라도 용산과 각을 세우지 않으면 본인이 망하고, 각을 세우면 '제2 유승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천 당선자는 7일 방송된 시사저널TV 《시사톡톡》에 출연해, 윤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의 관계에 대해 "굉장히 안 좋다고 알고 있다. 두 사람은 동상이몽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이번 공천에서 굉장히 양보하고 공천과 관련해서도 개입하지 않았는데, 이정도면 이겼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일 것"이라며 "이를테면 이원모·장예찬 공천 논란 때도 대통령실에선 가만히 있었다. 그런 것들을 종합했을 때 대통령실도 굉장히 참았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선 김건희 여사에게 (의혹 관련) 사과 한마디 해달라고 해도 응하지 않았고,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 불 붙으려하면 통실에서 채상병 특검 문제나 대파 논란 등으로 재를 뿌리는데 내가 어떻게 이기냐(라고 생각했을 것)"라며 "정치적 책임론과 역할론에 있어서 양측은 되게 많이 부딪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도 한 전 위원장에 대해 '내 말을 잘 듣던 일 잘하고 착한 후배'라며 과거의 관점에 머물러 있다"며 "반면 한 전 위원장은 '내가 예전엔 윤 대통령 모시던 후배검사 한동훈이었지만 이젠 한 당의 비대위원장인 만큼 독립된 정치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대통령이 이를 잘 받아들이지 못했다. '키우던 부하가 나를 물었네' 이렇게 대통령이 받아들이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천 당선자는 한 전 위원장이 총선 정국에서 각종 현안에 대통령실과 각을 세운 것은 '불가피한 결단'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선 자기 '정치생명'이 걸려있는 만큼, 무조건 총선에서 이겼어야 했다"며 "김경률 전 비대위원을 앞장서서 김 여사 사과 이야기 꺼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걸 대통령실에서 미리 수위 조율을 안 했던 것 같고, 한 전 위원장이 '김건희'라는 넘어선 안 될 선을 넘으며 양측의 신뢰관계가 급속히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천 당선자는 한 전 위원장의 앞으로 정치 행보에 대해선 "한 전 위원장이 차라리 휴지기를 가지면서 다음 지방선거에서 역할을 해도 된다"고 봤다. 이어 "이미 정치권에서도 한 전 위원장이 물밑에서 당직자들을 챙기는 컨셉으로 띄엄띄엄 나왔고, 틈만 나면 한 전 위원장을 거론해주고 있다"며 "정치인이 잊힐까봐 악수를 두는 경우도 많은데, 한 전 위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선 걱정을 안 해도 될 거 같아"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저는 총선 직후 한 전 위원장이 빠르게 추락할 줄 알았다. '이기지 못한 용병'이나 '긁어본 복권'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그런데 보수진영에서 한 전 위원장에 대한 기대나 관심이 생각보다 공고했다. 한 전 위원장은 시간을 가지고 차분히 행보를 보여도 될 정치적 자본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천 당선자는 한 전 위원장이 이번 전당대회에 곧바로 출마하는 것은 '하책'이라고 봤다. 그는 "만약 출마한다면 당대표가 될 것 같기도 하다. 그러면 대통령과는 각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홍준표 대구시장의 최근 행보를 거론하며 "한 전 위원장은 홍준표 대구시장을 보면서 배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 시장은 국민의힘 주류 표를 받기 위해 윤 대통령한테 엄청 충성하고 있다. 지난 대선 경선 과정에서 본인도 국민의힘 대선주자가 되려면 '보수 주류표'를 잡아야 한다는 것을 느낀 것 같다"고 예상했다. 이어 "아직은 그 주류표가 친윤(親윤석열)인 만큼, 지금처럼 한 전 위원장이랑 윤 대통령의 관계가 멀어진 때가 기회라고 생각한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한 전 위원장도 냉정하게 봐야할 것이, 본인도 중도층에서 인기가 좋을 캐릭터는 아니다. 중도층에선 아직도 정계에 데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윤석열 키즈'라고 본다"며 "그럼 이분이 정치적 미래를 가져가려면 보수 주류 표심을 받아야 하는데, 전당대회 직후 여당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이랑 각을 세운다면 '대통령의 황태자였던 사람이 왜 발목을 잡나' 이런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한 전 위원장에게 '제2 유승민' 프레임도 씌워질 수 있다는 것이 천 당선자의 전망이다. 천 당선자는 "그렇게 되면 대통령이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달라. 한동훈은 충직한 동료인줄 알았는데 실망이다' 이런 식으로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의원은 중도층에서라도 인기가 있지, 한 전 위원장은 설 자리가 없다"며 "결국 그가 지금 당권을 갖더라도 용산과 각을 세우지 않으면 본인이 망하고, 각을 세우면 '제2 유승민'이 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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