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신화’ 잇는 김상식 베트남 축구 국대 감독 취임… “팀 이기는 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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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축구 전북 현대를 이끌었던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베트남행을 선택한 이유를 두고 그는 "(지난해 5월 K리그1 전북 현대) 감독을 그만 둔 뒤 동남아시아에서 감독 생활을 하고 싶었다"며 "대표팀 감독 제안이 왔을 때 영광으로 생각해 망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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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과 같은 길 갈 수 있게 노력"
6일 취임식 언론 등 관계자 몰려 큰 관심
한국 프로축구 전북 현대를 이끌었던 김상식 감독이 베트남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베트남 축구 황금기를 이끌어낸 박항서 전 감독 뒤를 이은 두 번째 한국 출신 감독이다. 그는 “팀을 이기는 선수는 없다”며 희생 정신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6일 하노이 베트남축구연맹에서 취임식을 하며 2년 임기 첫발을 뗐다. 2026년 3월 31일까지 베트남 성인 대표팀과 U-23(23세 이하)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원 팀’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내 축구 인생을 한 단어로 표현했을 때 가장 적합한 단어는 ‘로열티(충성심)’”라며 “나는 선수 시절 팀을 위해 희생하고 뛰었다. 대표팀이 건강한 경쟁을 통해 로열티 있는 선수가 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승리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위닝 멘털리티(winning mentality·어떤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믿는 기대와 확신)'를 기본으로 하는 ‘이기는 축구’를 하는 게 내 철학”이라며 “모든 구성원이 승리한다는 각오와 희생정신으로 끝없이 도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포부도 밝혔다.
전임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부진 때문에 지난달 경질되고, 베트남 내에서 자국 축구팀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상황에 김 감독이 키를 잡게 됐다.
베트남행을 선택한 이유를 두고 그는 “(지난해 5월 K리그1 전북 현대) 감독을 그만 둔 뒤 동남아시아에서 감독 생활을 하고 싶었다”며 “대표팀 감독 제안이 왔을 때 영광으로 생각해 망설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박 전 감독과 같은 길을 가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김 감독은 “멀고 험한 여정인 것을 알고 어떻게 따라갈지 부담감도 있지만, 선수들과 잘 소통하고 준비한다면 박 전 감독이 걸었던 길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지 축구 팬들이 박 전 감독을 ‘파파 박(박 아버지)’이라고 불렀던 점을 언급하며 “나는 ‘형’으로 불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48세인 김 감독은 성남 일화와 전북 현대 등에서 뛰었고 국가대표팀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약했다. 감독 부임 첫해인 2021년 전북 현대를 우승으로 이끌며 K리그 최고 감독상도 수상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베트남 주요 매체와 축구 관계자는 물론 축구 팬까지 수백여 명이 모여 김 감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김 감독에 대한 ‘첫 평가’는 다음 달 6일 치러지는 필리핀과의 월드컵 2차 예선 잔여 경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 베트남은 조별리그 F조에서 승점3(1승 3패)에 그치며 이라크(승점 12), 인도네시아(승점 7)에 이어 3위로 밀려나 조 1, 2위 팀이 나가는 3차 예선 진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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