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산다’ 1000만명… 고립 막는 지원책 속속

지건태 기자 2024. 5. 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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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허모(62) 씨는 아내와 사별 후 지난해 인천 강화군으로 이사했다.

혼자 살다 보니 끼니를 거르거나 대충 때우기 일쑤였는데 최근에는 군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1인 가구 행복한 건강밥상' 프로그램에 참여해 요리도 배우고 주민들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늘었다.

1인 가구를 형성하게 된 이유로는 직장이나 학교와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서거나 배우자와의 이혼·별거·사별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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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지원조례 3년여 142건
대구 서구, 24시간 말벗 서비스
대전 유성구, 생활수리비 지원
노인 대상 돌봄 집중은 ‘한계’
“사회관계망 형성 돕는 사업을”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전국종합

자영업자 허모(62) 씨는 아내와 사별 후 지난해 인천 강화군으로 이사했다. 혼자 살다 보니 끼니를 거르거나 대충 때우기 일쑤였는데 최근에는 군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1인 가구 행복한 건강밥상’ 프로그램에 참여해 요리도 배우고 주민들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늘었다.

직장인 장모(여·42) 씨는 경기 의왕시 1인 가구만을 회원으로 하는 볼링 동아리의 총무를 맡고 있다. 월 2회 동아리 회원끼리 게임을 즐기며 시에서 활동비를 보조받고 있다. 동아리에 분기별 최대 50만 원까지 지원된다.

‘나 혼자 산다’는 1인 가구가 우리나라 전체 5가구 중 2가구를 차지하면서 전국 각 지방자치단체가 이들을 위한 조례를 잇달아 제정,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주거 형태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면서도 혼자 살기 때문에 위급 상황에 대처가 어렵고 고립과 외로움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자체가 적극 나선 모습이다.

7일 행정안전부와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1인 가구 지원을 위한 조례는 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 자치단체에서 2021년부터 현재까지 142건 제정됐다. 제정을 앞두고 입법 예고된 조례도 47건에 달한다. 이들 조례 대부분은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 예방 등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실제 대구 서구는 1인 가구 지원팀을 신설해 사회관계망 형성 사업인 ‘해피파트너스’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행복울타리’ 사업을 진행한다. 행복울타리 사업은 1인 가구 세대원에게 24시간 안부를 묻고 말벗이 되어 주는 서비스다. 지난 1월 말 고독사 고위험군에 속한 50대 남성을 구한 사례가 있다.

이 밖에도 대전 유성구는 1인 가구를 위한 ‘고쳐듀오 홈즈’ 서비스를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1인 가구 임차인이 부담하는 세면기와 수도꼭지 등의 수선·수리 비용을 최대 50만 원까지 지원한다.

그러나 이들 1인 가구를 위한 조례와 지원책 대부분은 주로 노인과 취약층을 대상으로 한 ‘돌봄’ 서비스에 머물고 있다. 미혼 또는 비혼인 청년과 이혼·별거·사별한 비자발적인 중장년 1인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만큼 생애주기별 사회관계망 형성에 도움이 되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요구한다.

최근 인천시가 내놓은 ‘1인 가구 생활실태 조사보고서’를 보면 연령대별 1인 가구는 60대가 18.1%로 가장 많았다. 30대가 17.8%, 50대가 17%를 차지했다. 1인 가구를 형성하게 된 이유로는 직장이나 학교와의 거리를 줄이기 위해서거나 배우자와의 이혼·별거·사별을 들었다. 이들 중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61.7%에 달했다. 반면에 외로움과 고독 등 정신적인 이유로 자살을 고민해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한 1인 가구도 8.4%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가족 개념은 이미 핵가족화에서 더 소분화해 이제는 1인 가구도 ‘사회적 가족’이란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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