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입 시급”… 불법주차 시 앞유리에 따개비처럼 착 붙는 단속 장치

박선민 기자 2024. 5. 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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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너클 제조업체가 공개한 시연 영상. 한 남성이 차량 앞유리에 붙은 바너클을 보고 곤란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바너클 파킹 유튜브

미국 뉴욕시의 불법주차 단속 장치인 바너클(Barnacle)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국내 시의회에서 이 장치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제시되면서다. 바너클은 앞유리 전체를 가려버리는 노란색 사각형 모양의 장치로, 압착력이 1000파운드(약 450㎏) 정도라 일반인 힘으로 결코 제거할 수 없다. 뉴욕시는 불법주차 차량에 바너클을 부착한 뒤, 벌금을 내야만 이를 해체할 수 있는 코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활용 중이다.

서울시의회 서울미래전략통합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동욱 의원(국민의힘·강남5)은 지난 3일 시의회 제323회 임시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통해 미국 뉴욕에서 사용 중인 운전자 앞면 유리 부착 단속 장치인 바너클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의견을 낸 이유에 대해 “불법주정차 문제를 주민신고제에 의지해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곳에서만 계속 간헐적으로 단속하는 것은 시민들은 물론이고 불법주정차의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불법주정차 단속에 있어 각 도로나 구역마다 단속 권한이 각각 다른 불편함이 있다”며 “각 구청 단속반마다 대응하는 방법도 상이하기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고 했다.

바너클은 접이식 노란색 사각형 모양의 불법주차 단속 장치로, 펼치면 일반 승용차 앞유리 대부분을 가릴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변한다. 450㎏ 이상의 압착력을 보유한 장치가 달려 있어, 웬만해서는 따개비처럼 착 붙은 바너클을 강제로 제거할 수 없다. 운전자의 시야를 완전히 가려 이를 부착하고는 정상적인 주행이 불가능하다. 억지로 떼어내려고 하면 알람이 울리고,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등의 방식으로 이를 붙인 채 위험하게 주행하면 내장된 GPS를 토대로 경찰에게 알림이 간다.

바너클을 떼어내기 위해선 벌금을 먼저 납부해야 한다. 납부 확인이 되면, 이를 압착을 풀 수 있는 코드가 제공된다.

바너클 부착 시 차량 내부 모습. /유튜브
미국의 한 대형 트럭에 바너클이 부착된 모습. /엑스

바너클 제조업체 ‘바너클 파킹’이 공개한 시연 영상을 보면, 실제로 바너클을 앞유리에 부착하자 운전석에서 시야 확보가 전혀 되지 않는다. 운전자가 바너클 위에 나와 있는 QR코드을 통해 벌금을 내자 압착을 풀 수 있는 암호가 제공되고, 이를 입력한 뒤에야 떼어낼 수 있게 된다. 운전자는 이후 지정 반납 장소에 바너클을 반납한다.

뉴욕시뿐만 아니라 다른 주정부나 대학가 등에서도 활용한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불법주차 운전자를 단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특히 뉴욕시는 기존에는 경찰이 불법주차 차량을 바퀴에 체인을 거는 등의 방식으로 단속했는데, 이보다 훨씬 간단하다. 뉴욕 교통 단속 조사관 브라이언 오설리반은 “2~3분간 요원이 길가에 무릎을 꿇어야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바너클은 배포하는 데 20~3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 안전하고 빠를 뿐만 아니라 효율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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