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담금만 수억원 낸다는데”... 부동산 시장 투자 1순위가 바뀐다
서울 아파트값 반등에도
급등한 공사비에 신축 선호
늘어난 분담금도 영향
10년 안팎의 준신축, 준구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인데,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늘어난 분담금으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예전만 못한 모습이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준공 20년 미만인 서울 아파트는 지난 3월 가격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20년을 초과한 아파트는 3월에도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지역의 준공 5년 이하 아파트와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지난 3월 매매가격지수가 전달 대비 각각 0.03% 상승했다. 10년 초과∼15년 이하 아파트는 0.06%,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는 0.07% 상승했다.
하지만 20년 초과 아파트는 전달에 비해 지수가 0.08% 내리면서 작년 12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구축 아파트가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이 포함된 동북권의 하락 폭이 -0.13%로 가장 컸다. 마포·서대문·은평구 등이 위치한 서북권(-0.05%)과 영등포·양천·동작·강서구 등이 있는 서남권(-0.05%)은 물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가 있는 동남권(-0.03%) 등 전 권역에서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에서 신고가 거래가 간간히 나오고는 있지만, 전반적으론 재건축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졌다는게 업계의 평가다.
앞서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던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도 준공 20년 초과 구축 가격은 특히 약세를 보였다. 20년 초과 서울 아파트의 하락 폭은 작년 12월 -0.16%, 올해 1월 -0.21%, 2월 -0.18% 등으로 연령별로 볼 때 가장 컸다.
4월 들어서면서 준공 20년 넘은 아파트도 뒤늦게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에 나서긴 했지만, 보합세 수준의 미미한 상승률에 그치고 있다.
20년 초과 서울 아파트의 4월 첫째 주부터 다섯째 주까지 주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1%, 0.01%, 0.02%, 0.02%, 0.02% 등으로 연령대별로 상승 폭이 가장 작았다. 이는 5년 이하 신축 아파트가 0.03∼0.09%의 변동률을, 5년 초과 10년 미만 아파트는 0.05∼0.08%의 변동률을 보였던 것과는 비교되는 양상이다.
준공 20년 이상 구축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는 원인은 수요자들 사이에 신축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 년 동안 원자잿값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재건축 아파트 소유자들이 부담해야 할 분담금이 눈덩이 처럼 불어난 데다가 공사비를 둘러싸고 시공사와 갈등을 겪으면서 재건축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단지가 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녀 지난 3년간(2020년 12월~2023년 12월) 철근 가격은 56.6%, 시멘트는 46.8% 올랐다. 시공사 선정 단계부터 공사비에 대한 이견으로 알짜 사업장임에도 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현장도 속출하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에 시공자 선정 총회를 개최한 정비사업 현장 23곳 중 경쟁 수주를 한 곳은 3곳 뿐이다.
여기에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각종 재건축 규제 완화 정책도 재건축 아파트값에는 별다른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다.
정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과거 집값 상승기에는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부터 투자 수요가 몰리고 타지역까지 가격 상승을 견인했지만 앞으로 재건축될 아파트는 수익성이 낮아 가격 변동이 크지 않다”며 “재건축 아파트가 전체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했던 과거와는 달라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교수는 “요즘 젊은 세대는 편리한 커뮤니티 시설을 누릴 수 있는 준신축이나 준구축 아파트를 리모델링해서 사는 걸 선호한다”며 “준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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