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강철에서 배터리로’변신한 포항시 이강덕 시장 | “양극재 매출 100조, 이차전지 명품 도시 만든다”

박성우 조선비즈 기자 2024. 5. 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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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에는 양극재 생산 100만t, 총매출 100조원, 고용 인원 1만5000명을 달성해 포항시를 세계적인 이차전지 메가 클러스터(Mega Cluster·관련 기업이 밀집한 지역)로 만들겠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14조원의 투자가 확정됐고 배터리 소재, 셀 제조, 재활용까지 전 주기에 걸친 이차전지 가치 사슬을 완성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SK에코플랜트, 동국산업 등 배터리 관련 기업은 포항시에 총 14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이차전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지정, 전기차 배터리 자원 순환 클러스터 착공 등으로 이차전지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 경찰대학 1기 법학과, 전 포항남부서장, 전 서울경찰청장, 전 단국대 행정법무대학원 초빙교수, 전 해양경찰청장, 제38~40대 경상북도 포항시장 (민선 6~8기)

작년 11월에는 프랑스 대표 경제 일간지인 레제코(Les Echos)가 포항시의 이런 변화를 ‘강철에서 배터리로, 한반도 됭케르크의 빠른 성공’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철강 도시에서 이차전지 도시로 변신하는 포항을 소개하면서 프랑스의 이차전지 허브 도시인 됭케르크에 비유한 것이다. 이 시장은 “포항은 1968년 포항제철(현 포스코)이 자리 잡으면서 한국이 경제 대국으로 올라서는 데 기여한, 저력 있는 도시”라며 “글로벌 철강 경기 침체로 도전에 직면했으나 이차전지‧바이오‧수소 등 3대 신산업을 중심으로 생태계 재편을 추진했고 대규모 투자 유치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시장과 일문일답.

이차전지 투자 유치 상황은 어떤가.

“2027년까지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선도 기업을 중심으로 14조원의 투자가 확정됐다. 에코프로는 영일만 산단(산업단지)과 블루밸리산단 등에 5조5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포스코그룹은 양극재 1조4000억원, 인조흑연 음극재 8500억원, 실리콘 음극재 3000억원 등 총 2조60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중국 CNGR, 화유코발트, 진성SH 등은 포스코그룹과 합작해 총 2조8000억원의 투자를 약속했다.”

프랑스 언론에서 포항시의 변신을 대대적으로 소개했다.

“포항이 지난 수년간 이차전지 기업과 투자 협력을 체결하면서 2030년까지 100억달러(약 13조8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했는데, 이를 됭케르크가 유치한 80억유로(11조7000억원)와 비슷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포항 등 한국의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가 유럽보다 빠르게 이차전지 가치 사슬을만들고 있어 유럽 국가가 관심을 가지는 것 같다.”

프랑스의 경제 일간지인 레제코(Les Echos)가 포항의 배터리 산업을 집중 조명했다. 사진 포항시

포항시의 이차전지 특화 단지 전략은.

“세계적인 이차전지 메가 클러스터로 도약하려면 기업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 포항시는 정부에 규제 개혁, 산단 기반 인프라(기반 시설) 조기 구축 등을 지속적으로 건의했다. 그 결과 지난 2월에 이차전지 특화단지 맞춤형 지원 방안, 3월에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 종합 지원 방안을 이끌어 냈다.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3300만㎡(약 1000만 평) 규모의 산단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또 배터리 글로벌혁신특구, 기업혁신파크, 기회발전특구 등 국가 투자 사업을 계속 유치할 계획이다.”

인력 양성 및 공급 시스템 전략은.

“2028년까지 150억원을 투자하는 포스텍 배터리 특성화대학원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컬대학30과 이차전지 협약형 특성화고 신설도 준비한다. 또 포스텍과 미국 UC 버클리가 ‘한미 글로벌 이차전지 협력지원센터’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양극재 연구개발(R&D) 및 상용화 테스트베드, 배터리산업협회와 이차전지 인력 양성 아카데미 신설도 노력하고 있다.”

글로컬대학30은 2026년까지 세계적인 수준의 지방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국고 1000억원을 투입하는 사업이다.

디지털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인공지능(AI), 데이터 등 디지털 대전환은 수도권 집중에 대항해 지방이 시공간적 제약을 뛰어넘고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지역 균형 발전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포항은 포스텍 등 다섯 개 대학(원)에 총 3139명의 디지털 관련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또 대한민국 1호 세계등대공장(전통 제조 산업에 AI 기술이 적용된 공장)인 포스코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통 산업인 철강과 이차전지·배터리·수소 등 첨단 신산업이 공존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기업인 애플이 세계 최초로 애플제조업R&D지원센터와 동아시아 최초 애플개발자아카데미를 포항에 설립했다.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인 CES에서는 포항관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은 지방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올바른 지역 균형 발전 전략은 무엇이라고 보나.

“진정한 지방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지역의 현실을 잘 아는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중앙정부가) 권한과 예산을 과감하게 이양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세원 발굴과 교부 세율 상향 등 지방자치단체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는 재원 확충도 중요하다. 지방이 수도권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자리, 교육, 의료 등 정주 여건의 획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지역에서 의대 신설을 언급했다. 포스텍 의대 신설이 필요한 이유는.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경북은 최대 의료 취약지 중 하나로 꼽힌다. 포스텍 의대가 설립되면 소외된 경북 지역에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포항이 보유한 3·4세대 방사광가속기, 극저온전자현미경,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실증센터 등 우수한 바이오 인프라와 연계하면 바이오헬스 산업을 키우면서 의사 과학자를 육성할 수 있다.

3월 20일 정부가 발표한 2025학년도 의대 학생 정원 배정에 포스텍 의대 신설이 빠진 것은 매우 아쉽다. 다만 정부가 의대가 없는 지역은 의견을 모아주면 신설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고,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도 포스텍 의대 신설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의대 설립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남아있다. 의대 신설을 추진하는 전남, 카이스트 등과 공동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중앙정부에 더욱 강력하게 의대 신설을 요구할 계획이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어떤 의미가 있나.

“포항은 산업단지 내 이차전지, 데이터센터 등 신산업 기업 유치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이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으로 지정되면 분산에너지 사업자는 전기 사용자와 직접 전력 거래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점을 바탕으로 향후 에너지 시설 집적화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전기 요금 인하 혜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포항의 대표 기업인 포스코그룹에 장인화 회장이 새로 취임했다.

“장 회장은 대표적인 철강통으로, 포항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포스코가 지역사회와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본원 기능 강화 등 지역 투자를 확대하고 지역의 숙원 사업인 포스텍 의대 신설 및 스마트 병원 설립에도 주도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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