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특별승급 선수들의 돋보이는 활약
프로스포츠 세계는 냉정하다. 경륜은 선발, 우수, 특선으로 등급이 나누어져 있고, 선수들은 한 단계 높은 등급을 위해 매일 같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한다.
경륜 선수가 상위 등급으로 올라갈 방법은 두 가지다. 상반기와 하반기에 실시되는 등급 조정을 통해 상위 등급으로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과 3회차 연속 1위 또는 2위를 거두어 특별 승급을 하는 것이다.
꾸준하게 성적을 유지해야 하는 등급 조정보다는 빨리 한 단계 위로 도약할 수 있는 특별승급을 하길 모두 바라지만, 바늘구멍과 같은 엄격한 조건을 갖춰야 하기에 이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예전 상위 등급으로 진출한 선수들의 활약상은 극히 적었다. 한 단계 도약은 했으나 낮은 득점으로 인해 자리 잡기에 어려움이 있어, 본인의 본래 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여전한 기량 차를 경험하며 곧바로 다시 강급 위기로 몰리는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2024년 특별승급에 성공한 선수들의 활약상은 유독 눈에 띈다. 선발급에서 우수급으로 진출한 박건이(28기, 창원 상남), 김준철(28기, 청주)가 대표적이다.
비록 꿈의 무대인 특선급 진출이 걸렸던 광명 13회차 결승전에서는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도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박건이 못지않게 김준철 역시 17연속 입상 행진을 달렸는데, 박건이와 다른 점있다면 결승전이 아닌 일반 경주에서 내선에 갇혀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한이 되는 모습이다.
그 외에도 최근 특별승급에 성공한 유연우(28기, 가평), 성용환(28기, 금정), 김태율(28기, 창원 상남) 등도 강한 체력과 젊은 패기로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한편 우수에서 특선으로 특별승급한 경륜훈련원 28기 수석 졸업생 손제용(수성)은 임채빈 다음으로 완벽한 선수로 진화하고 있다.
2024년 28기 외에 유일하게 특별승급에 성공한 정태양(23기, 세종)도 우수급으로 강등 후 딱 한 차례 5위를 한 것이 옥에 티일 뿐 빠르게 재도약에 성공했다.
‘자력 승부의 명가’ 세종팀에 속한 정태양이기에 과거 그가 자랑했던 선행력과 더불어 다양한 작전을 구사하며 특선 급에 안착할 것으로 보인다.
그 원인을 전문가들은 득점 체계의 변화로 보고 있다. 과거에는 강급한 선수는 높은 득점을 가지고 한 단계 아래 등급이 되었기 때문에 자리를 잡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2024년부터는 바뀐 득점 체계로 B2 혹은 A2 등급으로 강급되는 경우가 많아져 기존에 득점이 높은 선수들이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강급된 선수더라도 예전처럼 편하게 선행형 선수의 뒤를 차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자력 승부와 경기 운영 능력이 보완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명품경륜 승부사 이근우 수석은 “특별승급에 성공한 선수들의 활약상이 대단하다. 따라서 하위등급에서 올라왔다고 해서 무시하기보다는, 주목할 만한 선수로 여겨야 한다. 이에 반해 강급한 선수라고 해서 당연히 아래 등급에서 성적이 좋을 것이라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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