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나와 함께 떠나버린 팀 밸런스? 올해도 또 부진한 세인트루이스[슬로우볼]

안형준 2024. 5.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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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몰리나와 함께 팀의 전성기도 떠난 것일까. 세인트루이스가 또 아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5월 6일(한국시간)까지 시즌 15승 19패를 기록했다. 승률 0.441.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최하위다(이하 기록 5/6 기준).

물론 최하위들 중에서는 상위권이다. 6개 지구 최하위들 중 세인트루이스보다 승률이 높은 팀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뿐이다. 오히려 지구 1위와 승차는 5.5경기로 토론토(7.5경기)보다 작다. 어쩌면 가장 희망적인 최하위다.

하지만 그게 큰 위안이 되지는 않는다. 다른 팀도 아닌 세인트루이스기 때문이다. 세인트루이스는 통산 11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명문구단. 메이저리그 역사상 세인트루이스보다 정상에 더 많이 오른 팀은 뉴욕 양키스(27회) 뿐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 당연한 팀이었다. 2019-2022시즌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랐고 2008년부터 2022년까지 15년 연속 위닝시즌을 기록했다. 해당기간 지구우승이 6회, 포스트시즌 진출은 10회였다. 세인트루이스가 2년 연속 루징시즌을 기록한 것은 지난 1995년이 마지막이었다.

2022시즌 승률 0.574를 기록하며 중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던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승률 0.438에 그쳤다. 무려 1위와 21경기차 지구 최하위였다. 그리고 두 시즌의 차이는 바로 야디어 몰리나의 유무였다. 2022시즌까지 세인트루이스를 지킨 몰리나는 2022시즌이 종료된 후 19년 빅리그 커리어를 마치고 은퇴했다.

현역시절 최고의 포수였던 몰리나는 통산 10번이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골드글러브를 9차례 수상했다. 플래티넘글러브 수상도 4회. 몰리나는 마이크 피아자나 조 마우어, 버스터 포지 등 시대를 풍미한 포수들에 비해 공격력이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마운드를 이끄는 능력은 최고였다. 다만 몰리나가 지나치게 오랜기간 안방을 차지한 결과 세인트루이스는 '몰리나의 후계자'를 키워내는데 실패했다.

물론 지금의 부진이 몰리나 탓은 아니다. 세인트루이스는 몰리나의 후계자를 안이 아닌 밖에서 찾았다. FA 시장에서 베테랑 포수인 윌슨 콘트레라스를 영입했다. 콘트레라스는 지난해 125경기 .264/.358/.467 20홈런 67타점을 기록해 팀 내 최고 타자로 활약했고 올시즌에도 .275/.398/.539 6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문제는 콘트테라스가 아니라 다른 타자들이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타선에서 콘트레라스는 그야말로 독보적인 존재. 콘트레라스를 제외하면 OPS 0.750을 넘는 타자도 없고 타율 0.250 이상인 타자도 놀란 아레나도(.287/.352/.395, 2HR 19RBI)와 메이신 윈(.266/.336/.351 7RBI) 뿐이다. 폴 골드슈미트(.208/.298/.280 2HR 11RBI)를 비롯해 놀란 고먼(.182/.256/.336 4HR 12RBI), 브렌든 도노반(.215/.295/.354 3HR 18RBI), 알렉 벌레슨(.244/.289/.346 2HR 10RBI), 라스 눗바(.169/.264/.273 1HR 7RBI) 등 모든 타자들이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팀 OPS는 0.624. 이는 현재 메이저리그 전체 최하위인 시카고 화이트삭스(승률 0.235 / 팀 OPS 0.597)를 제외하면 가장 좋지 않은 수치다. 내셔널리그 승률 최하위인 '2할 승률'의 마이애미 말린스도 팀 OPS가 0.627로 세인트루이스보다는 좋다. 팀 득점 역시 118점으로 간신히 정확히 100득점을 채운 화이트삭스를 제외하면 최하위다. 팀 홈런은 화이트삭스와 함께 공동 최하위다.

소니 그레이(4-1 ERA 0.89), 랜스 린(1-0, ERA 3.28), 카일 깁슨(2-2, ERA 3.79) 등 새로 합류한 베테랑 투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고 라이언 헬슬리, 조조 로메로, 맷 리베라토어, 앤드류 킷드리지, 라이언 페르난데즈 등 불펜들도 안정적임에도 팀 성적이 지구 최하위에 그치고 있는 것은 타선의 부진 ��문이다.

지난해와는 다른 엇박자다. 세인트루이스는 지난해 팀 OPS 전체 13위, 팀 홈런 12위를 기록하는 등 타선은 나쁘지 않았지만 평균자책점 4.79(전체 24위)에 그친 마운드가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올해는 마운드(ERA 3.93, 전체 15위)의 발목을 타선이 잡고 있다. 마치 몰리나의 은퇴와 함께 팀의 균형도 무너진 듯한 모습이다.

1,000만 달러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가 8명이나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비록 차세대 포수를 키워내진 못했지만 투자를 게을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타선 부진의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연봉 2,600만 달러의 골드슈미트는 올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현 시점에서 '장기적인 악성 계약'이 우려되는 선수는 없다는 것이다.

영원한 강자는 없지만 이렇게 급격히 추락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전력이 약한 것은 결코 아니다. 과연 세인트루이스가 이런 흐름을 끊고 다시 강자로 올라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폴 골드슈미트)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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