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뒤엔 초등 입학생 반토막

정해민 기자 2024. 5. 7.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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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전 충북 보은군 회남초등학교에서 입학식을 마친 양근우 군이 1학년 1반 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다. 이 학교 재학생은 총 12명으로 이날 입학한 학생은 1명이다. /신현종 기자

7년 뒤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이 50세 이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년 뒤 초등학교 입학생(7세)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고, 14년 뒤 군대 가는 남성(20세)은 병력 최소 수준으로 알려진 20만명을 채우지 못할 전망이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여파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이런 내용의 ‘2024 인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는 앞으로 40년 동안 우리나라가 맞닥뜨릴 인구문제 14개를 정리한 ‘미래 인구 연표’도 포함됐다.

보고서는 당장 내년에 우리나라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합계 출산율)가 0.65명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합계 출산율(0.72명)에서 더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평균 나이는 점점 많아져 7년 뒤에는 국민 절반이 50세 이상이 된다. 작년 중위 연령(전체 인구를 나이순으로 나열했을 때 정중앙에 오는 사람 나이)은 45.5세였는데, 2031년에는 50.3세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그 후 2년 뒤에는 저출생 여파로 초등학교 입학생 수(7세)가 반 토막 난다. 작년 초등학교 입학생은 43만명이었는데, 2033년에 22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상당수 초·중·고등학교가 폐교 위기를 피할 수 없게 된다.

이어 군대 가는 남성(20세)도 줄어든다. 현재 우리나라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매년 현역병으로 최소 20만명이 입대해야 한다. 지난해 현역 입영 대상자인 20세 남성은 26만명이었으나, 2038년에는 19만명으로 20만명 선이 붕괴될 전망이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은 우리나라 인구 변화와 대응 방안 등을 연구하는 민간 기관으로 2022년 10월 출범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이사장, 이인실 전 통계청장이 원장을 맡고 있다. 연구원이 인구 보고서를 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3657만명이었던 생산 가능 인구(15~64세)는 2044년 2717만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하는 인구가 20년 만에 1000만명 줄어드는 것이다. 일하는 사람이 줄면 돈 쓰는 사람도 줄어 경제성장 기반이 흔들린다.

일할 수 있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노인 인구는 점점 늘어나 청장년층의 부양 부담이 커진다. 2050년 우리나라 노인(65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40%(1891만명)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시기(2049년) 우리나라 5가구 중 1가구(20.2%)는 독거노인 가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58년에는 일할 수 있는 청장년 1명이 노인이나 유소년 1명을 먹여 살리게 된다. 현재는 청장년 2.5명이 노인·유소년 1명을 부양하는 수준이다.

약 35년 뒤에는 죽는 사람이 태어나는 사람의 5배에 달하게 된다. 2060년 우리나라 예상 사망자 수는 74만6000명, 예상 출생아 수는 15만6000명으로 인구 59만명이 자연 감소한다. 요람은 비워지고 화장장은 부족해지는 것이다. 작년 우리나라 자연 감소 인구는 12만3000명이었다.

2061년에는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80세 이상이 될 전망이다. 작년 80세 이상 인구는 229만명에 불과했는데 2061년에는 849만명으로 증가한다. 결국 2065년 우리나라 인구는 3000만명대(3969만명)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인구문제 해결 방안으로 ‘외국인이 정착할 수 있는 이민 정책’을 제안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돈만 번 뒤 떠나는 게 아니라 정착해서 살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결혼하지 않고 같이 사는 사람도 법적 지원을 받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인실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장은 “인구 감소로 인한 재앙은 대한민국의 존립이 달린 사안”이라며 “인구 회복의 골든 타임이 지나가면 우리 사회가 다시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가기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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