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곽동연, 12년 전과 지금…박지은 작가와의 시간 속 그가 변한 것[스경X인터뷰]

하경헌 기자 2024. 5. 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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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홍수철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 사진 블리츠웨이스튜디오



배우 곽동연에게 드라마 ‘눈물의 여왕’은 ‘익숙한 사람들 속에서 만들어낸, 익숙하지 않은 작업’이었다. 그는 12년 전인 2012년 KBS2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연기 데뷔했다. 당시 작가가 ‘눈물의 여왕’ 박지은 작가였다. 김희원 감독과는 드라마 ‘빈센조’에서 함께 했다.

백현우 역 김수현은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호흡을 맞췄다. 김지원과는 ‘쌈, 마이웨이’에서 극 중 전 연인 사이였다. 하지만 그가 맡은 홍수철 역은 처음이었다. 일단 부성애를 연기한 경험이 처음이었으며, 초반 밉상이었다가 서서히 진심을 드러내며 호감을 쌓아가는 스타일도 처음이었다.

홍해인의 어머니 김선화 역 나영희 선배님도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함께 했어요. 박지은 작가님도 그러셨지만 “너 처음 봤을 때 작았는데…”라고 말씀하셨죠. 데뷔 때는 오히려 이분들이 어떤 분들인지 모르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가 16살 때였는데 지금까지 연기를 허투루 한 게 아니라고 좋아졌다고 말씀해주셨을 때가 정말 재밌고 신기한 기억이었습니다.”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홍수철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 사진 블리츠웨이스튜디오



홍수철은 극 중 퀸즈가의 철없는 아들이었다. 홍해인과는 티격태격 싸우고 매형인 백현우에게는 사사건건 트집을 잡았다. 사업에서도 자격지심만 있을 뿐 실력이 없었는데, 윤은성(박성훈)과 모슬희(이미숙)의 계략으로 집안이 나락으로 떨어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진정성이 돋보인다. 자신을 속이고 도망간 천다혜(이주빈)에게도 순애보를 보이고, 무엇보다 아버지의 책임감에 눈물을 흘린다.

“사실 초반에 수철이의 모습을 조정하고 순화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왜냐면 후반부 멜로도 있었고, 시청자들께서 수철이를 밉상으로 보기 시작하면 변화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어요. 배우로서는 도전으로 여겨졌죠. 수철이라서 다르게 느꼈고, 철부지에 바보 같은 모습, 밉상인 아이가 아이도 되찾고, 가족도 견고하게 안아준 부분을 표현한 것은 성취감도 느껴지는 다행인 일이었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 등에서 한 이후로 오랜만에 액션 연기도 했다. 그리고 부성애는 이제 막 27세의 나이로는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럴 때일수록 익숙한 인연들이 큰 도움을 줬다. 동료 배우들뿐 아니라 김갑수, 이미숙, 정진영, 나영희, 전배수, 황영희 등 선배 연기자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홍수철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 출연장면. 사진 tvN



“수철이가 가진 사랑의 형태가, 사실 머리로 생각할 때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 결국 다혜의 의미가 크니까. 그렇게는 절대적인 사랑이 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혜가 죗값을 치르고, 그동안 수철이 아들 건우를 키우면서 기다렸다 다시 만나는 결말은 결국 두 사람이 서로 남아있던 짐을 털고 한 사람의 남편이자 아내로서 남은 생을 행복하게 보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습니다.”

‘흥행 보증수표’ 박지은 작가의 작품이긴 했지만, 그 역시도 ‘눈물의 여왕’ 이 정도로 흥행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인스타그램 팔로워수도 많이 올랐다. 댓글에는 우리말이 아닌 전 세계 다양한 언어가 있었다. 운동하는 센터 원장도 문자를 하는 등, 정말 많은 시청자가 작품을 봤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어느 순간부터 악역의 서사가 있는 작품을 많이 했는데요. 복합적인 성격이 있는 인물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한 가지 특성이 뚜렷하게 나오기보다는, 실제 심정을 감추거나 극명하게 원하는 걸 향해가기보다 원하는 부분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캐릭터를 좋아했어요.”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홍수철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 출연장면. 사진 tvN



원래 가수 연습생 출신으로 가수를 꿈꾸기도 했던 곽동연은, 그 트레이닝 과정에서 오디션을 봐 덜컥 붙은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연기에 흥미를 느꼈고 2016년 ‘구르미 그린 달빛’의 김병연 역은 더욱 큰 확신을 줬다. ‘복수가 돌아왔다’ ‘빈센조’ ‘괴이’ ‘빅마우스’ 등에서 악역의 서사를 구체화했던 그는 이제 더욱 크고 넓은 또 다른 지평을 향해 달린다.

“아직은 동물적인 느낌으로 끌리는 대로 가는 것 같아요. 이야기 자체에 너무 흥미가 가거나,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커요. 사실 배우 생활을 하다 보면, 산업적인 이유도 고려해야 하고, 앞으로의 방향성도 필요하잖아요. 고민하기 시작하면 어렵고 복잡해지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조금 개인적으로 솔직한 욕심에 의한 선택을 했고요. 앞으로는 다양한 성격의 인물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의 20대 말 30대 초반에는 남자라면 누구나 거쳐야 할 병역의 의무에 관한 시간도 있지만, 그는 그렇기에 연기생활의 1막을 장식할 멋진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딱히 지금까지는 멜로에 관심이 없었지만, 수철이의 절절한 멜로를 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큰 수확이었다. 상대 연기자와의 정서적 교감은 그 어떤 때보다 큰 희열이 될 수 있음을 느꼈다.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홍수철 역을 연기한 배우 곽동연. 사진 블리츠웨이스튜디오



“제가 확장된 작품이 된 것 같아요. 다음에는 사랑에 대한 부분을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좋은 선배들과의 작업은 다음 작품에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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