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김주형과 함께 세계랭킹 1위를 꿈꾸는 크리스 김

방민준 2024. 5. 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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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2024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대회에 출전한 크리스 김, 김주형 선수. 사진제공=Getty Images for THE CJ CUP Byron Nelson

 



 



[골프한국] 5월 3~6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매키니의 TPC 크레이그 랜치(파71)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대회에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출전, 우리 골프팬들의 관심이 높았다. 최근 들어 소식이 감감한 한국 선수 우승 기대감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유일하게 아마추어로 출전한 영국 국적의 17세 한국교포 크리스 김(한국이름 김동한)에 대한 기사가 많이 쏟아졌다.     



 



캐나다의 테일러 펜드리스가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하며 합계 23언더파 261타로 벤 콜스에 한 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김성현 안병훈이 20언더파로 공동 4위, 김시우가 17언더파로 공동 13위로 선전했고 강성훈 13언더파 공동 41위, 김주형 10언더파 공동 52위, 이경훈 노승열이 9언더파로 공동 59위로 마쳤다.



 



1~2라운드 합계 7언더파로 공동 36위에 오른 크리스 김은 컷(6언더파)를 무난히 통과했으나 마지막 라운드에서 2타를 잃어 PGA투어 첫 경험을 65위(6언더파 278타)로 마쳤다. 



 



컷 통과를 목표로 대회에 임한 그로서는 목표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세계 골프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는 데 성공했다. 144명의 출전 선수 중 컷(6언더) 탈락한 78명을 제외한 66명에 포함되었다는 것 자체가 대성공이다. 컷 탈락한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그가 얼마나 출중한가를 가늠할 수 있다.



스튜어트 싱크, 라이언 무어, 지미 워커, 닉 와트니. 카미오 비예가스. 라이언 파머, 조던 스피스. 빌 하스. 맷 구차. 케빈 키스너 등 쟁쟁한 선수들이 컷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번 컷 통과로 그는 PGA투어 역대 5번째로 어린 선수이자, 2013년 취리히 클래식에서 컷을 통과한 관티안량(14세) 이후 최연소 선수가 되었다.



 



크리스 김에 대한 높은 관심은 그가 영국 주니어 골프의 유망주인 데다 박세리(46)와 함께 LPGA투어 Q스쿨을 거쳐 미국에 진출한 서지현씨(49)의 아들이라는 사연과 무관치 않다.



 



서지현과 박세리는 같은 날(1996년 6월10일) 한국 프로무대에 데뷔했고 LPGA투어 Q스쿨도 1997년 10월 나란히 통과했다. 그러나 그 뒤의 행로는 하늘과 땅만큼 달랐다. 박세리는 데뷔 해에 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승승장구, 투어 통산 25승(메이저 5승)에 각종 트로피를 수집하고 골퍼 최고의 영예인 LPGA투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은퇴 후에도 방송인 연예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서지현은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활동하며 1992년 전일본 중고골프 선수권대회 여고부 우승을 차지, 여중부 정상에 오른 한희원과 함께 한국골프의 미래로 촉망받았으나 LPGA투어에서는 뿌리내리지 못했다.



 



2024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 바이런 넬슨 대회에 출전한 크리스 김. 사진제공=CJ 그룹

 



 



박세리가 삼성물산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성공적으로 LPGA투어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반면 서지현은 눈물 젖은 빵을 뜯으며 대회장을 전전해야 했다. 박세리는 Q스쿨 상위 성적으로 풀 시드를 받았고 서지현은 하위권으로 제한적 출전권을 얻어 출발선부터 달랐다. 월요예선을 거치거나 다른 선수가 불참하면 순번에 따라 출전할 수 있는 '대기자' 신세로 지내야 했다. 집을 구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모텔을 전전하며 렌터카로 이동해야 했다. 첫해 15개 대회에서 벌어들인 상금이 고작 2만8천여 달러였다니 그 궁핍을 상상할 수 있다.



 



서씨는 결국 시드를 잃고 은퇴,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옮겨 런던 근교의 한 골프클럽에서 레슨프로로 일했다. 장남인 크리스 김은 5세 때 골프채를 잡았으나 8살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본격적인 골프 지도를 받았다.



 



2022년부터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활약해온 크리스 김은 지난해 아마추어 최고 권위의 R&A(왕립골프협회) 주관 보이스 아마추어 챔피언십과 잉글리시 보이스 오픈 아마추어 스트로크 플레이 챔피언십, HMC 싱글스 스트로크플레이 정상에 올랐다. 미국과 유럽 주니어선수들의 대결인 주니어 라이더컵 대회에서도 4경기에서 3승1무를 거두어 팀 최고 선수로 뽑히기도 했다.



 



CJ가 이런 그의 가능성을 보고 서둘러 정식 계약을 맺고 메인 스폰서 자격으로 그를 초청해 대회 출전이 이뤄졌다. CJ가 아마추어와 계약한 것은 처음이다. CJ그룹 외에도 언더 아머, 테일러메이드가 후원에 나선 것을 보면 그의 잠재력을 짐작할 수 있다.



 



잉글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비바람이 몰아쳐도 골프장과 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등학교를 졸업 후 미국 대학으로 진학해 골프와 공부를 병행할 계획이다. 



 



드라이버 샷 평균 거리가 300~310야드에 달하는 그는 수준급 아이언 샷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특히 어프로치와 벙커샷 등 그린 주변 플레이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좋아하고 타이거 우즈가 롤 모델이라는 그는 프로로 전향하기 전 US 아마추어대회 우승을 하고 싶단다. BBC와의 인터뷰에서 세계랭킹 1위에 오를 시점을 묻자 "스물, 스물하나, 스물 둘 정도"라고 답해 같은 꿈을 품고 있는 김주형과 PGA투어의 쌍두마차로 활약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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