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아이에게 전달됐으면"…폐지 팔아 모은 돈으로 과자박스 기부

세 아이 아빠, 지난해에도 "다친 경찰관 돕고 싶다" 기부

어린이날 연휴 마지막날인 오늘(6일) 오전 11시 10분쯤 부산의 경찰서 지구대에 한 남성이 큰 박스를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이 남성은 경찰관이 다가오자 박스를 바닥에 놓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듯 사라졌습니다.

박스에는 편지와 함께 옷과 과자, 라면,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지폐 30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편지 봉투에는 '어려운 아이 가정에 전달되었음 합니다'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자신을 세 아이 아빠라고 소개한 편지 작성자는 "첫째가 장애 3급, 저희는 수급자 가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폐지 팔아 조금씩 모은 돈으로 옷이랑 과자 현금 얼마 안 되지만 최대한 모은다고 한 달 동안 땀 흘리며 노력했는데 능력이 여기까지라 옷 사고 과자 사고 하니 현금은 3만원 정도 밖에 못 담았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적은 금액이지만 받아주시고 많이 못 해 미안하다"며 "어린이날 어려운 아이 가정에 전달돼 피자라도 사 먹었으면 한다"고 마음을 전했습니다.

북부경찰서 덕천지구대 정 팀장은 박스를 두고 간 남성이 지난해 부산 동구에서 발생한 화재 때 다친 경찰관과 소방관을 위해 써 달라고 폐지를 팔아 모은 돈 45,000원을 두고 간 사람과 같은 사람임을 확인했습니다.

정 팀장은 "천사 같은 마음에 휴일 일하는 직원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덕천지구대는 과자 박스가 어려운 아동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행정복지센터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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