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담·쇠창살 그대로…옛 청주 국정원 어떻게 바뀔까

오윤주 기자 2024. 5. 6.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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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시대 국가폭력의 상징으로 통하던 옛 국정원 충북지부(청주 국정원) 터가 문학관을 겸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

충북 청주시는 5일 "옛 국정원 용지에 수요자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며 "오는 10일까지 시민 설문조사를 통해 복합문화시설의 건립 필요성, 방향, 도입 희망시설 등을 조사한 뒤, 시민 참여형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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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 시민 설문조사…복합문화공간 될까
옛 청주 국정원. 청주시 제공

권위주의 시대 국가폭력의 상징으로 통하던 옛 국정원 충북지부(청주 국정원) 터가 문학관을 겸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한다. 청주시는 시민 설문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새 쓰임새를 찾을 방침이다.

충북 청주시는 5일 “옛 국정원 용지에 수요자 중심의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다”며 “오는 10일까지 시민 설문조사를 통해 복합문화시설의 건립 필요성, 방향, 도입 희망시설 등을 조사한 뒤, 시민 참여형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청주시는 지난 3일 옛 국정원 주변인 청주 사직2동, 사창동 주민 등을 대상으로 복합문화공간 조성 관련 주민설명회도 진행했다.

옛 청주 국정원 담장. 5m남짓한 담장엔 쇠창살이 그대로 있다. 오윤주 기자

옛 청주 국정원은 1971년 사직동·사창동 경계 6131㎡에 건물 6동으로 조성됐다. 야트막한 구릉이지만 청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요지였다. 높이 5m 남짓한 벽돌담으로 둘러싸여 누구도 내부를 볼 수 없었고, 벽돌담 위에는 촘촘하게 쇠창살을 박아 일반인 접근을 막았다.

청주 국정원이 개신동으로 이전하면서 사직·사창동 시대는 막을 내렸다. 청주시는 지난 2000년 37억7천만원을 주고 국정원 터를 사들였고, 2016년 9월 건물을 철거했다.

이후 청주 국정원 터는 테니스장으로 변했고, 주변엔 고층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다. 2일 오전 이곳을 찾았더니 시민 10여명이 짝을 이뤄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테니스장을 정식으로 조성한 게 아니라 임시 체육시설로 시민에게 개방한 것이어서 권위주의 시절 당시의 높은 담과 방호용 쇠창살은 그대로다. 이곳에서 만난 시민 이아무개(72)씨는 “개방되고 난 뒤 국정원이 있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담장이 높아 공 잃을 염려 없는 데다, 조용하고 한적해 시민들이 공원처럼 활용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실제 옛 국정원 터 뒤는 숲이 우거진 공원이다. 사창동·사직동 일대로 이어지는 산책로가 곳곳으로 뻗어 있으며, 꼭대기엔 야외 배드민턴장과 맨발 숲길도 있다.

테니스장으로 변한 옛 청주 국정원. 오윤주 기자
테니스장으로 바뀐 옛 국정원 터. 오윤주 기자

청주시는 이범석 청주시장이 공약한 대로 문학관을 조성한 뒤 공연·전시 등을 포함한 복합문화시설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어진 청주시 문화산업팀 주무관은 “설문조사, 용역 등을 통해 방향을 잡고 공공 건축 심의·국비 공모·재정투자 심사 등 절차를 진행한 뒤 내년 상반기까지 설계·착공한 뒤 2026년께 복합문화공간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청주시는 오는 8월23일까지 지방행정발전연구원에 맡겨 진행하는 ‘옛 국정원 용지 복합문화공간 건립 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시민 설문조사를 반영할 참이다.

테니스장으로 바뀐 옛 국정원 터. 오윤주 기자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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