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G폰·식사 예절·홈스테이···“수원북중이 야구를 잘 하는 이유죠”[우수중 초청 인제 야구]

김세훈 기자 2024. 5. 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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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를 못쓰게, 편식도 못하게 해주니 부모로서 고마울 뿐이다.”

요즘 스마트폰 사용, 균형을 잃은 식사는 부모도 어떻게 할 수 없는 걱정거리다. 고치려고 해도 자녀들 저항 때문에 말조자 제대로 꺼내지 못한다. 잘못 말했다가는 크게 싸우기 일쑤다. 수원북중 야구부 부모들은 최근 강원도 인제야구장에서 “부모도 어찌할 수 없는 고민을 야구부 지도자들이 해결해주고 있다”며 “이제는 아이들이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수원북중 윤영보 감독이 4일 강원도 인제 야구장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 하고 있다. 인제 | 김만석 선임기자



수원북중 야구부는 지금도 2G폰을 쓴다. 야구부 훈련 때, 전지훈련 기간, 대회 출전 기간 모두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된다. 지방으로 전지훈련이나 대회 참가를 위해 갈 때는 전화를 아예 집에다 둔다. 프로야구 SK 투수 출신 윤영보 감독(42)이 2010년 부임하면서부터 휴대전화를 쓰지 못하게 했다. 윤 감독은 “휴대전화를 쓰지 않으면 아이들이 서로서로 대화를 많이 하고 야구에 훨씬 더 집중할 수 있다”며 “무분별한 SNS 사용에서 비롯된 사건, 사고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특히 SNS를 통해 자기를 홍보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며 “남들에게 자기를 알리기보다는 내가 야구를 잘 해 사람들이 나를 찾게 만들라고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수원북중 이윤건이 4일 강원도 인제군 야구장에서 열린 제2회 하늘내린인제 우수중학교 초청 스프링캠프 경포중과 경기에서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키고 있다. 인제 | 김만석 선임기자 icando@kyunghyang.com



야구부 한태원 선수의 아버지 한기열 씨는 “처음에는 아들이 휴대전화를 2G폰으로 바꾸는 걸 싫어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스스로 휴대전화 사용을 제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사실 2G폰으로는 할 수 있는 게 전화, 그리고 아주 간단한 게임밖에 없다”며 “아들도 집에 오면 휴대전화를 보지 않고 나와 캐치볼을 하자고 하거나 개인 운동, 학업을 한다”고 덧붙였다. 아버지는 “휴대전화를 멀리하니 눈도 나빠지지 않고 잠도 충분히 잔다”며 “수원북중 선수들은 대부분 안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도 아들 앞에서 휴대전화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수원북중 선발투수 노건우가 4일 강원도 인제군 야구장에서 열린 제2회 하늘내린인제 우수중학교 초청 스프링캠프 경포중과 경기에서 힘차게 투구하고 있다. 인제 | 김만석 선임기자 icando@kyunghyang.com



수원북중은 식사 예절과 식습관도 철저하게 교육한다. 음식을 남기는 것, 편식하는 것, 식기를 정리하지 않은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아버지 한씨는 “아이들이 편식하지 않고 모두 잘 먹는다”며 “식사 후에도 설거지하기 편하게 그릇을 잘 정리한다”고 말했다. 윤 감독도 “중학교 시절에는 골고루 잘 먹고 잘 자야지 건강하게 몸을 성장시킬 수 있다”며 “나도 학생들 앞에서 모범을 보이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말했다.

수원북중 이지우(왼쪽)가 4일 강원도 인제군 야구장에서 열린 제2회 하늘내린인제 우수중학교 초청 스프링캠프 경포중과 경기에서 3루로 쇄도하는 주자를 태그아웃 시키고 있다. 인제 | 김만석 선임기자 icando@kyunghyang.com



수원북중은 지방팀, 외국팀과 ‘스킨십’에도 적극적이다. 단순히 평가전을 치르고 훈련을 함께하는 데만 머물지 않는다. 지방팀이 수원으로 오거나 수원북중이 지방으로 갈 때, 외국팀이 한국으로 왔을 때 삼삼오오 홈스테이를 한다. 숙박업소에 머물면 관리는 편하지만 아이들이 다른 친구들과 어울리고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다. 윤 감독은 “일본, 대만, 미국팀이 한국에 오면 선수들을 나누어 수원북중 야구부 집으로 보낸다”며 “아이들이 다른 팀, 외국 아이들과 함께 머물면 친구도 다양하게 사귀고 시야도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수빈·남호(이상 두산), 김진욱(롯데), 홍종표(KIA), 이상우(KT), 김택우·이한(이상 NC), 이지강(LG), 이상혁(한화) 등이 수원북중을 나왔다.

인제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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