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퍼레이드 보러 유모차 끌고 돗자리 깔고…직원이 밝힌 명당은
지난 30일 저녁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 가든 스테이지에는 상기된 표정을 한 아이들로 가득했다. 오후 8시에 시작하는 퍼레이드를 가장 앞에서 보기 위해 한 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는 사람도 있었다.
잠실에 사는 강지영씨도 집에서 저녁을 먹고 아이와 함께 오후 7시쯤 부랴부랴 롯데월드를 찾았다. 4월 26일 롯데월드가 개원 35주년을 맞아 공개한 신규 야간 퍼레이드 ‘월드 오브 라이트’를 보기 위해서였다.
월드 오브 라이트는 개발에만 100억 원 이상의 투자비가 들어갔다. 퍼레이드에 동원되는 차량은 모두 12대, 약 65명의 연기자가 공연을 펼친다. 세계 유명 테마파크 공연 기획과 연출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투입해 다채로운 특수효과가 펼쳐지는 새로운 퍼레이드를 만들었다.
박미숙 롯데월드 어드벤처 마케팅부문장은 “지난 35년간의 퍼레이드 운영 노하우를 집약해 최상의 볼거리를 선사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퍼레이드는 물론 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 전반을 책임지고 있는 윤성호 팀장은 “퍼레이드는 어드벤처 중앙으로 약 220m 길을 따라 진행하기 때문에 어디서든 다 잘 볼 수 있다. 그래도 명당을 꼽자면 퍼레이드 차가 처음으로 등장하는 가든 스테이지(중앙 무대) 근처”라고 귀띔했다.
오후 8시 정각이 되자 유리 천장 가까이로 풍선 인형이 두둥실 떠올랐다. 로티·로리의 수호천사 캐릭터 ‘로데뜨’였다. 퍼레이드 시작을 알리는 로데뜨의 안내 메시지가 나가고 신나는 음악과 함께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윤성호 엔터테인먼트팀장은 “기존 1400개 조명이 있었는데, 이번 퍼레이드를 위해 250개를 추가로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오프닝 유닛에서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캐릭터 분홍이와 주홍이가 함께 등장해 퍼레이드에 대한 소개를 한다.
이어 불사조가 이끄는 유닛이 등장했다. ‘빛의 열정’을 상징하는 불사조 뒤를 라틴 댄서와 투우사가 등장했다. 세 번째 유닛은 ‘빛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꽃이 핀 마차와 화려한 샹들리에로 가득한 퍼레이드 차량이 돋보였다.
‘빛의 기적’을 모티브로 한 네 번째 유닛에서는 롯데월드 어드벤처의 대표 곰 캐릭터인 화이트베어와 펭귄, 북극여우 등 극지방 동물들이 오로라와 함께 빙하를 떠다니는 장관을 연출한다. 다섯 번째 유닛에는 ‘빛의 즐거움’을 담았다. 돛을 단 배가 푸르른 바다 위를 시원하게 가르며 바다 아래에 비친 빛을 표현한다.
최홍훈 롯데월드 대표이사는 “지난 35년간 손님들이 보내주신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신규 퍼레이드를 마련했다”며 “다양한 방식으로 손님과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굿 메모리 크리에이터(Good Memory Creator)’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1989년 로티와 로리가 이끄는 축하 퍼레이드 ‘환타지 퍼레이드’가 첫선을 보였다. 아름다운 마차와 공중에서 펼쳐지는 레이저 불꽃쇼 등 화려한 볼거리를 담은 퍼레이드는 ‘환상의 세계’라는 롯데월드 테마에 딱 맞았다.
당시로는 드물게 손님이 함께 춤추고 노래 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었다. 개원 1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환타지 퍼레이드’에는 당시 최대인 300명의 공연 연기자가 출연했다.
이후에는 설 연휴, 어린이날 등 특별한 기념일마다 시즌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1992년 처음 시작한 시즌 페스티벌 ‘봄맞이 축제’를 시작으로 1993년 ‘로티&로리 설날맞이 퍼레이드’ 등이 펼쳐졌다. 어린이날이나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는 손님 응모, 신청을 받아 퍼레이드를 구성했다. 1995년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연장하면서 레이저쇼와 야간 퍼레이드 등도 개발했다.
개원기념일을 맞아 새롭게 제작한 퍼레이드도 계속해서 진화했다. 개원 20주년을 맞았던 지난 2009년에는 ‘로티스 어드벤처 퍼레이드’를 선보였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대표하는 어트랙션을 콘셉트로 ‘아트란티스’ ‘파라오의 분노’ 등 대표 어트랙션의 스토리와 캐릭터를 살아있는 인물로 극화해 친숙함을 더했다.
2019년에는 개원 30주년을 맞아 ‘메이크 어 미라클(Make a Miracle)’ 퍼레이드를 오픈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대표 어트랙션들과 테마 속 주인공들의 30주년 기념 파티를 메인 콘셉트로 한 퍼레이드였다.
2016년 오픈한 플라이벤처의 테마를 퍼레이드 플롯에 포함한 것은 물론 특히 R&B 가수 박정현이 퍼레이드 테마송에 참여해 훨씬 완성도 높은 공연이 이뤄졌다. 롯데월드는 현재 신년·봄·여름·가을·겨울 총 5개 시즌으로 나눠 퍼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35년간 롯데월드의 퍼레이드가 걸어온 길만 약 9879㎞. 무려 잠실에서 스페인의 마드리드까지를 걸어 행진한 거리다.
2024년 국내 롯데월드 5개 사업장과 2023년 베트남에 문을 연 아쿠아리움 ‘하노이’를 다 합친 총 입장객 수 목표는 1000만 명이다.
롯데월드는 ‘1세대 가족형 테마파크’ ‘2세대 스릴형 테마파크’를 거쳐 ‘3세대 온·오프라인 통합형 테마파크’로 변화하고 있다. 서울 도심 한복판 잠실, 실·내외를 겸하는 롯데월드의 입지는 강점이자 약점이다. 코로나 기간 한정된 공간의 한계를 여실히 느낀 롯데월드는 2021년 온라인 콘텐츠 ‘로티 프렌즈’를 론칭했다.
또 카트라이드, 배틀그라운드 등 게임 브랜드는 물론 웹툰과 협업도 꾸준히 했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을 강화해 공간을 뛰어넘는 신개념 테마파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 숫자로 보는 롯데월드
#42종: 현재 어트랙션 수. 1989년 개원 당시는 14종이었다.
#93개: 현재 롯데월드 캐릭터 수. 역시 개원 당시는 14개였다.
#1935년생: 현재 롯데월드 연간 회원은 약 6만 명 정도. 그중 가장 나이가 많은 연간 회원은 1935년생이다.
#2412만 개: 개원부터 현재까지 추로스 누적 판매량
#1억9000만 명: 1989년부터 2023년까지 누적 입장객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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